문재인 "朴대통령, 싸우자는 것…정치 아니다"

"정치 사라지고 고집, 독선만…대통령 무능을 국회에 뒤집어씌워"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합의 및 국회의장 중재를 거쳐 정부로 이송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강행한 데 대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싸우자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문 대표는 25일 오후 속개된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국민 고통을 덜어 드리는 게 정치인데, 이건 정치가 아니다"라며 "정치는 사라지고 대통령의 고집과 독선만 남았다"고 평했다.

문 대표는 "거부권 행사는 야당에 대한 거부이자 여당 거부, 국회 거부, 나아가 국민에 대한 거부"라며 "우리 당은 국민의 고통 앞에서 정쟁을 피하기 위해 의장 중재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했고, 여당·국회의장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인데 유독 박 대통령만 정쟁을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문 대표는 "거부권 행사 이유를 보면 더욱 경악스럽다"며 "대통령의 말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문 대표는 "국회를 모욕하고, 특정인(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까지 서슴지 않았다.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을 국회 책임인 양 덮어씌웠다"며 "이것은 야당과, 국회와, 의회민주주의와 싸우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이는)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과 위협"이라고 우려하며, 박 대통령을 겨냥해 "1998년 12월, 현 국회법 개정안보다 더 강력한 안을 공동발의한 사실을 망각했나. 지금 대통령은 그 때와 다른 사람인가? 대통령 되면 말 쉽게 바꿔도 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문 대표는 "우리 당은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향해 "더 이상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여야가 함께 대통령의 폭거에 맞서고 의회민주주의와 국회 입법권을 지켜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표는 "이를 위해 국회의장과 여야 양당 대표 간 3자 회동을 제안한다"며 "의장과 여당 대표의 조속한 답변을 촉구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곽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