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이 원내대표뿐 아니라 신임 당직자로 지명된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 박광온 당대표 비서실장 등 김한길계 의원들도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문 대표가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데 대한 항의성 불참으로 풀이된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전날까지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문재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23일 사무총장 임명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지금껏 당 대표님께 당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줄곧 말씀드려 왔다. 오늘 당 대표께선 당의 안쪽에 열쇠를 잠그셨다"며 "포용하지 않는 정당은 확장성이 없다. 확장성이 없으면 좁은 미래가 있을 뿐"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여기에 박지원 전 원내대표마저 자신의 '트위터'에 "계파 청산을 부르짖는 대표께서 강행한 이번 인사에 대해 많은 의원들과 당원들은 분당의 빌미를 주지 않는 인사가 되기를 바랐지만 실망을 안겼다"고 비난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문 대표 출범 후 저는 어떤 인사도 추천한 일이 없지만, 오직 사무총장 한 사람만 추천했다"며 "그러나 문 대표는 그분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께서도 혁신 인사와 계파 청산을 요구했는데 이러한 요구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토로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문 대표는 지난 전당 대회에서 친노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지만 이번 인사는 특정 계파가 독점하고 편한 사람과만 함께 가겠다는 신호탄"이라며 "저의 소회를 밝히며 향후 여러 동지들과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호남권 의원들과 집단 반발할 뜻을 내비쳤다.
주승용 전 최고위원 또한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에 대해 "무엇보다 당의 화합을 좀 저해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당의 앞날에 많은 갈등, 불신이 확대될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주 전 최고위원은 최재성 신임 사무총장이 지난 2010년 지방 선거 당시 '시민 배심원제'를 도입한 것을 언급해 "상당히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면서 "최재성 의원이 범친노로 분류되는데 공천 작업에서 형평성, 공정성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전날 문 대표와 가진 만찬에서 최고위원직 복귀를 요청하는 문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주 의원은 "지금 이렇게 당에서 계속 갈등을 확대시켜나가는 과정에서 내가 들어갈 수 있겠느냐, 어쨌든 혁신 잘 해달라는 식으로 해서 제가 즉답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당내 비주류의 반발에 대해 한 재선 의원은 "당직에 원내대표가 이렇게 비토를 놓은 적은 없었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원내대표의 불참을 두고 "다 잘될 것"이라면서 "(최재성 신임 사무총장도) 잘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문 대표와 가까운 한 당직자는 "당직 인선은 대표의 권한인데, 과도하게 소수 의견을 내어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끌었던 것"이라며 "문 대표는 당직 인선이 마무리 되면 당도 수습될 것으로 보고, 지금은 국민이 관심 있는 민생 현장으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당직자는 "혁신위원회 혁신안이 진척되면 이보다 더 큰 분란이 있으리라고 예상한다"며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형국인데, (당내 문제로 싸우기보다는) 감내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