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는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는 이번주 초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14일 인준 표결 일정을 놓고 협상을 계속할 예정인 가운데 새누리당은 본회의 합의 소집이 불가능할 경우 15일 또는 16일 단독으로라도 표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경우 정의화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안건 상정을 해야 하는데, 정 의장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상황은 여전히 가변적이다.
지난 12일 황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한 새누리당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의 수습을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총리직을 더이상 비워서는 안 된다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오는 18일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가 잡혀 있지만 한시가 급하므로 이번주 초 반드시 인준 표결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현주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야당은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길 바라는 국민적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본회의를 열어 인준안을 표결하는 데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야당이 비협조로 일관할 경우 단독 처리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보고서 채택에 격렬히 반대하며 전원 퇴장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전히 황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주장하면서 인준 절차와 관련한 어떤 의사 일정에도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 첫날인 18일 이전까지는 별도의 본회의 소집에 응할 수 없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청문보고서도 단독으로 채택했는데 우리가 더 물러날 수 있겠느냐"며 "부적격 총리를 위한 인준 절차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그러나 새누리당이 인준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단독 소집할 경우 본회의에 불참할지, 아니면 참석해서 반대표를 던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지되 18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 황 후보자를 총리 신분으로 출석시켜 총리로서의 자질을 다시 국민 앞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며, 원내지도부는 주말 동안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단독 본회의 소집의 키를 쥐고 있는 정 의장은 황 후보자 인준 문제를 이완구 전 총리의 인준 표결 때와 같은 전철을 밟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여당이 단독처리를 시사하고, 야당은 청문보고서 채택 거부의 연장선에서 본회의 인준표결 불참까지 검토한 상황에서 정 의장은 '중재자'로 나서 한차례 본회의를 연기한 끝에 결국 여야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표결을 진행했다.
최형두 국회대변인은 "정 의장은 '여당 단독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고 야당도 절차민주주의에 따라 표결로서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이완구 총리후보 인준 때 강조했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지도부 간 협상을 지켜본 뒤 15일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중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황 후보자에 대한 결정적인 흠이 드러나지 않았고 절대적인 인준 반대 여론도 없는 상태에서 야당 입장에서 마냥 인준을 거부하기는 어렵고 새누리당 으로서도 단독 처리에 따른 부담이 크기 때문에 결국 본회의 소집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