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사건' 추궁에 황교안 "추측으로 사람 명예 훼손"

[시사통] 뉴스 브리핑 6월 10일

○...자료 제출 문제로 중단됐던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어제 저녁 7시부터 재개됐습니다. 청문특위 여야의원들은 협의 끝에 황 후보자가 그간 자료 제출을 거부해왔던 이른바 '19금 사건'들의 의뢰인 이름과 회사명 등 일부를 지운 채 열람하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사면 관련 사건 수임을 한 것으로 드러나, 법조 인맥을 활용해 사면 로비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 문제가 어제 저녁 속개된 청문회에서 중요 쟁점으로 다뤄졌는데요. 사건 내용을 열람한 새정치연합 우원식 의원은 "황 후보자가 2012년 1월 4일 사건을 수임했고, 그로부터 8일 뒤인 1월 12일 정부 특별 사면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2013년 1월 특별 사면을 총괄했던 정진영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황 후보자의 사법 연수원 동기라는 점에서, 황 후보자가 정진영 전 민정수석에게 관련 부탁을 한 게 아닌지 추궁했습니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1월 4일 수임한 사건의 경우 실제 사면과 관련된 자문을 한 것은 그해 8월이나 7월쯤"이라면서 "법무법인에 별도로 사건을 의뢰한 기업인이 사면에 관심이 있어 사면 절차에 관해 조언만 했다"며 2012년 1월 단행된 사면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자 통치 행위인 사면에 대해 답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황 후보자는 "사면 절차가 생각보다 복잡하다"며 "사면을 기대하는 분들이 어떤 절차가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법률적 자문을 구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황 후보자는 계속되는 질의에 "추측에 의해서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고 그럴 수 있는 이런 부분이 걱정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어제 청문회에서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변호사로 활동하던 지난 2012년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의 횡령 사건 상고심을 수임한 것에 대해 "사려가 깊지 못했다"며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전관예우 의혹에 대해서는 "부족하지만 그렇게 살아오지는 않았습니다"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지난 2004년 부산에서 근무하며 "부산 여자가 기가 세고 드세다"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덧붙이면서 불필요한 말이 나온 것 같다"며 사과했습니다.

인사 청문회 마지막 날인 오늘은 노회찬 전 의원을 비롯한 증인과 참고인들이 출석해 황 후보자가 수사 책임자였던 삼성 X파일 사건과 황 후보자의 병역 면제 과정 등에 대해 질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6월 10일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연합뉴스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새로운 단서가 될 경남 기업 내부 진술이 나왔습니다. 성완종 전 회장이 숨지기 전 지녔던 메모에 이름이 적혀있었지만 그간 자금 흐름이 포착되지 않았던 유정복 인천 시장 관련된 진술인데요. 경남기업 내부 관계자는, 경남기업의 자금이 유정복 인천시장의 특수관계인이 운영하는 A사에 공사비 형태로 수억원의 웃돈이 얹어진 채 제공됐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공사비 지급 과정에는 '모작'이라는 변칙적 재하청 방식이 도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모작은 정식 계약 없이 현금으로 특정 회사 인력을 건설 현장에 사용하는 관행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정리하자면 경남기업과 B사가 계약을 하되 B사가 정식 계약 없이 A사(유정복 시장 특수관계인이 운영) 쪽을 공사 현장에 투입하면서 A사에 현금으로 부풀린 공사비를 지급했다는 겁니다. 검찰에 진술한 경남기업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이 공사 현장 상황을 점검하는 경남기업 임원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수 차례 언급했다고 말했습니다. 건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모작은 "협력사 부도 등에 대비하려는 게 원래의 목적이지만, 비자금 조성 등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정복 시장은 2012년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직능총괄본부장으로 일했고, 성 전 회장이 사망하기 전 만난 진경 스님은 "성 전 회장이 나를 찾아와 2012년 대선 때 홍문종·유정복에게 캠프 운영에 쓰라고 돈을 줬다고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경남기업 관계자가 진술이 대선 자금 수사로 이어질지 검찰 수사를 주목해봐야겠습니다.
○...검찰은 고 성완종 회장 특별 사면 관련 수사도 진행 중인데요. 검찰은 어제 당시 사면 업무를 담당했던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박 모 씨로부터 서면 답변서를 받았습니다. 서면 답변서에서 박 전 비서관은 "성 전 회장이 2007년 12월 1차 명단에 없었는데,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 요청으로 12월 30일 갑자기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을 빚어온 성 전 회장 사면 주체에 대한 단서가 될 수 있는 진술인데요. 앞서 성완종 전 회장은 행담도 개발 사업 때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07년 11월 항소심에서 집행 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으면서 형이 확정됐고, 한 달 뒤에 특별 사면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성 전 회장이 권력 실세에게 로비를 벌여 사면될 것을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습니다.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한 40대 임신부가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중앙메르스대책관리본부가 확진 검사를 하고 있는데요. 확진되면 국내 처음으로 임신부 환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해당 임신부는 이달 중순 출산 예정인 만삭의 몸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임신부가 어머니와 함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시각에는 이른바 '슈퍼 전파자'로 꼽히는 14번째 환자도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해당 임신부는 부모와 함께 응급실에서 한 시간가량 머물렀고, 해당 임신부의 부모는 지난 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메르스 자가 격리 대상자 99명의 개인 정보가 담긴 자료가 서울시 홈페이지에 게시돼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그제 오전 11시쯤 서울시 홈페이지 '정보소통광장'에는 '자가 격리 통지서 발부 계획'이라는 문서가 게시됐는데요. 35번째 환자가 참석한 재건축조합원 총회 참석자들에게 자가 격리 통지서를 발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제가 된 건 해당 문서에 첨부된 자료였는데요. 엑셀 프로그램으로 작성된 파일 4개에는 당시 총회에 참석했던 일용직 직원과 보안 요원 등 총 99명의 개인 정보가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해당 자료를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하루 가까이 누구라도 클릭만 하면 내용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다른 부서에서 파견 온 주무관이 실수로 해당 문서를 대외에 모두 공개되는 상태로 전자 결재를 올렸다"며 "담당 팀장과 과장, 국장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결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메르스 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던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중국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허난성 허비시와 문화·관광 양해각서 체결 등이 주 목적이었습니다. 서초구 관계자는 "구청장으로서 중요한 일정"이었다며 "35번째 확진자의 재건축 조합 총회 참석 소식을 5일 전해 듣고, 이후 일정을 취소한 뒤 그 날 저녁 귀국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서초구 재난 관리 주무팀장도 구의원 5명과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6일까지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유럽에 '의회 공무 국외 연수' 목적의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어제 의원총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정의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 됐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출신인 정진후 신임 원내대표는 정의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거쳤습니다. 정진후 신임 원내대표는 심상정 전임 원내대표와의 인수인계 등을 거쳐 다음 주 의원총회 주재를 시작으로 임기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당초 유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던 심상정 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로 불출마하면서, 다음 달 열리는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지 여부가 관심인데요. 일각에서는 당 대표 경선에서 심상정 전 원내대표와 노회찬 전 의원 간의 경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제자를 상습적으로 성희롱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서울대학교 경영대 모 교수가 어제 파면됐습니다. 앞서 지난 2월 서울대학교 인권센터가 A교수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학생들의 제보가 잇따라, 조사를 진행해 왔는데요. 파면된 교수는 5년간 다른 학교에 재취업할 수 없고 퇴직금이나 연금 수령에도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함께 이른바 'RO' 회합에 참석했던 우위영 전 통진당 대변인 등 3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어제 구속 기소됐습니다. 홍성규 전 통진당 대변인 등 6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우 전 대변인 등은 2013년 5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열린 RO 회합에서 권역별 토론을 주도하며 "공대를 졸업한 분이 당사 2층에서 폭약 만드는 방법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체제 전복을 위한 준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함께 구속 기소된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장은 같은 자리에서 "휴전선이 가깝고 미군이 많이 주둔하는 경기 북부의 특성상, 집결지 등에 대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미군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발언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홍성규 전 대변인 등에게는 '노동자의 철학2' 등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프레시안>은 6월 1일부터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시사통>과 기사 교류를 시작합니다. 이 기사는 6월 9일 <뉴스브리핑> 내용입니다. (☞바로 가기 : <시사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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