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메르스 병원명 공개…'휴업' 평택성모병원만?

복지부 장관, 전날 서울시 발표에 '유감' 표명

'병원명 비공개' 방침을 고수해오던 정부가 결국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의 이름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미 임시 휴업 상태인 이 병원 외에 다른 메르스 발생 의료기관들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아, 국민 불안감과 함께 정부의 정보 독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 세종 정부종합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4일 민관종합TF에서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메르스 확산 차단을 위한 대책을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 금번 메르스 확산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의료기관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환자 41명 중 30명이 발생한 경기 평택의 평택성모병원의 이름을 공개했다.

평택성모병원은 국내 최초 감염 환자인 1번(68) 환자가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입원했던 병원으로, 현재 자체적인 임시 휴업 상태다.

문 장관은 뒤늦은 병원명 공개 이유로 "이 병원이 다른 병원들에 비해 원내 접촉자가 높은 감염력을 보이는 특성을 보이고 있고 병원 내 모든 접촉자를 보다 능동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위험 시기에 이 병원을 방문한 모든 분들의 신고를 접수해 위험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지역 주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5월 15일부터 25일 사이에 무슨 이유로든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하신 분들은 경기도 콜센터 또는 보건복지부 콜센터로 연락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복지부는 신고자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문진을 실시하고, 증상이 의심되면 보건 인력이 출동해 임시 격리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검사와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연합뉴스

"서울시 일방적 입장 발표, 심히 유감"

문 장관은 전날 서울시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38)가 최소 1500명을 접촉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선 강한 유감을 표했다.

문 장관은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조치가 마치 잘못된 것처럼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해 국민들의 불필요한 오해와 우려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전날 밤 박원순 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 환자'가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대형 행사장과 식당에 수차례 드나드는 등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다며 이 환자의 시간별 동선을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서울시는 복지부가 이 환자의 동선과 접촉 시민 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 환자가 참석한 재건축조합 총회 참석자 1565명에게 연락해 자발적 자택 격리 조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와 관련해 문 장관은 "복지부가 6월 4일 이전에 서울시와 35번 환자에 대한 정보 공유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복지부는 지난달 31일 의심 환자 발생에 따른 역학조사를 신속히 실행하고 이 정보를 공유했으며 서울시와 접촉자 관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항변했다.

한편 문 장관은 "첫 번째 환자 발견과 이에 따른 추적 격리가 늦어졌던 문제로 인해 병원 내 감염을 조기에 차단하기 못하고 환자 발생이 빠르게 늘어난 현재의 상황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메르스 위기 관리 단계 상향 조정 여부와 관련해서는 "현재는 업그레이드 된 '주의' 단계"라며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확산 전파되지 않은 만큼 '경계'로 격상하는 대신 '주의' 단계를 유지하면서 정책은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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