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업체와 프레시안, 의외의 공통점이?"

[이 주의 조합원] '임상시험 대행기관' 크로엔리서치

프레시안 조합원 중 개인이 아닌 '법인 조합원'은 매우 드물다. 조합원 인터뷰 대상으로 '법인'이 선정된 것도 색다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법인'이 프레시안이라는 언론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인터뷰 대상이 된 법인조합원 '(주)크로엔리서치'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언뜻 이해하기도 어려운 기업이다. 결국 이 기업의 '대변인' 역할을 해줄 인물을 찾아야 했다. 크로엔리서치 측이 추천한 '대표선수'는 김학엽 부사장이었다.

김 부사장은 크로엔리서치의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실무 최고책임자다. 김 부사장과 인터뷰를 하면서 반드시 알아두고 넘어가야 할 용어가 'CRO'였다. 임상시험 대행기관을 뜻하는 영어 약자였다.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그러니까 제약회사가 독성실험 등을 해달라고 아웃소싱을 할 때 계약을 맺고 임상시험을 대행해주는 업체라는 뜻이다. 또 하나는 GLP다. GLP는 'Good Laboratory Practice'의 약자로 '우수실험실운영기준', 즉 임상시험을 제대로 할 능력이 있는지 평가하는 기준을 말한다.

이런 전문업계 사람들의 특징은 일반인은 처음 들어보는 전문용어들을 '일반용어'처럼 인터뷰어에게도 쓴다는 것이다. 일종의 'B2B' 거래만 하다보니, '선수'들끼리 통하는 용어 이외에는 사용해 본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란다.

▲(주)크로앤리서치 김학엽 부사장.

국내 몇 안되는 GLP인증 업체도 '협동조합' 체제를 희망하는 이유는?


어쨋든 중소기업에 속하는 국내 CRO 기업들 중에서 '종합 GLP인증기관'으로 인정받은 곳은 크로엔리서치 등 4곳밖에 없을 정도로 GLP 인증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까다로운 기준이다.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산업용 화학물질, 의약품, 화장품 및 농약 분야에 GLP제도를 도입해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 등 3개 부처가 공동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김학엽 부사장과 인터뷰를 하기 전에는 전혀 연관을 지을 수 없었던 크로엔리서치와 프레시안에 상당히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기자는 "프레시안이 몇 명 안되는 기자들이 모여 어렵게 조직을 끌어오다가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조직의 체제 자체를 완전히 바꾸었다. 자본에 지배받지 않는 언론을 만들고자 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조합원을 많이 늘리는 게 급선무다"는 등 '프레시안의 속사정' 얘기를 하자, 김 부사장은 예상치 못한 답변을 해주었다.

크로엔리서치도 언론처럼 '협동조합'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면 '이상적'인 성격의 '공공성이 강한 업무'에 속한다는 것이다.

"CRO 업무는 단순히 임상시험을 의뢰받아 대행하는 수준에 머물면 차별화가 어렵고, 낮은 수준의 경쟁만 치열한 시장이 된다. 그렇게 되면 업체마다 수익률이 떨어지고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머물게 된다. 독성실험 같은 CRO 업무는 국가적으로 지원을 받아 정밀하게 수행되어야 할 공공적인 성격이 강한 업무다.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전문화된 영역들을 네트워크화해서 경비도 절감하고 단순한 시험대행이 아니라, 제약사의 연구개발의 방향을 제시하는 등 R&D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부가가치 높은 산업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김 부사장은 "크로엔리서치도 지난 2009년 경기도 수원시 광교에 있는 차세대융합기술원의 작은 공간에서 직원 7명으로 시작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등의 지원으로 성장의 기반을 빠르게 구축했지만, 앞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CRO업체들이 단순한 임상대행기관 수준에서 머물면 결국 국내 관련 시장도 외국업체들의 독차지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정부의 지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면, CRO 관련업체들이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조합원으로서 서로 연결되는 협동조합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나아가 김 부사장은 프레시안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고 하자, "평소에 언론은 권력과 자본에 얽매이지 않고 진실 보도, 그리고 요즘 같이 혼란스러운 세상에 사건을 어떻게 봐야할지 시사점을 제시하는 분석 보도가 핵심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프레시안은 창간 때부터 진실보도, 분석 보도에 주력한다는 지향점을 지닌 언론이라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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