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광주시당위원장인 박혜자 의원 등 13명의 의원들은 18일 5.18 기념식 후 별도 오찬 회동을 갖고 △문 대표는 당이 처한 상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하고, △당은 혁명적인 개혁을 해야 하며, △광주·전남 의원들도 이에 뼈아프게 자성하겠다는 등의 3가지에 의견을 모았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단 이들은 문 대표에게 요구한 '책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책임'의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혁신에서부터 사퇴, 재신임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황주홍 전남도당 위원장은 "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도부부터 큰 결단이 필요하다"며 "당장 어떻게 하라는 것까지 합의하지 못했지만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며 '사퇴' 쪽에 무게를 둔 해석을 내놨다.
문 대표가 제안해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한 '혁신기구' 구성에 대해서는 "논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구체적 논의가 없었다고 박 위원장이 전했지만, 한 참석자는 "(혁신기구는) 별 의미가 없다"며 "이제까지는 혁신 기구가 없어 혁신을 못 했나"라고 하는 등 참석자들이 대부분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말했다.
비노계 중진들에게서도 혁신기구 구성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기독교방송(CBS) 인터뷰에서 "20일간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나가다가 어제 내놓은 쇄신기구 구성은 굉장히 미흡하다"고 했다. 트위터에도 "시간벌기, 물타기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그는 썼다. 김한길 전 대표는 "우리당의 경우 광주·호남 민심과 함께하지 않는 미래란 생각할 수 없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호남 지역 의원들이 이같은 회동을 가진 데 대해 문 대표와 가까운 한 당직자는 "지도부 흔들기"라며 의심하는 시선을 보냈다. 이 당직자는 "요구 사항이 불분명하다"며 "당 대표 사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많아서 그런 것 같은데, 본질은 흔들기"라며 "그냥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문 대표가 '공천권'을 거론하고 나오면서 (정청래 최고위원 막말 사태 등으로 비노계가 쌓은) 명분상 우위가 흔들리니 이제는 혁신기구를 가지고 흔들려는 것"이라며 "당에는 여러 구성원이 있는데 현역의원, 그 중에서도 비노 측 의원들의 목소리만 과대 대표되는 면이 있다. 당의 원만한 수습을 위해 좀 자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문 대표를 만났다"며 "문 대표에게 사퇴 철회와 복귀를 권유받았지만 제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주 최고위원은 자신이 문 대표에게 "친노 수장이 아닌 비노 수장이 되겠다는 각오로 당 혁신에 나서 달라", "패권정치 청산과 계파 기득권 내려놓기는 당 혁신의 출발이다. 지금 우리 당에 이것 이상의 혁신은 없다"는 요청을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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