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직원들 집단 호흡 곤란"…가스 누출?

울산 온산공단 근로자 집단 호흡 곤란…조기 귀가

24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현대중공업 온산공장 주변 기업체에서 근로자 수백 명이 정체불명의 가스를 흡입해 호흡 곤란 증상과 메스꺼움을 호소하고 이 중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대중공업 온산공장은 조업을 중단하고 근로자들을 휴게실 등에 대피시켰다가 모두 귀가 조치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근로자들이 흡입한 가스 성분과 배출원을 찾고 있지만, 가스 냄새가 거의 사라지면서 확인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시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9시 47분께 "현대중공업 직원 200명가량이 눈물을 흘리거나 약한 호흡 곤란, 메스꺼움 등의 증세를 보이는데 가스 누출인 것 같다"라는 첫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인접한 기업체인 신한기계, 정일부두컨테이너, 무림P&P에서도 근로자 가운데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경찰과 소방본부로 연이어 들어왔다.

가스를 흡입한 근로자 중 신한기계 소속 근로자 3명은 심한 두통과 구토 증상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회사 측은 전체 작업을 중단한 후 오전 11시 조업을 재개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모든 작업을 중단시킨 뒤 가스를 흡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근로자 2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700여 명의 근로자를 귀가 조치했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가스 냄새는 사라졌고 몸에 큰 이상이 있는 근로자는 없었지만 사고 예방 차원에서 근로자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라고 말했다.

정일부두컨테이너나 무림P&P 등 인근 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냄새가 적고 고통을 호소하는 근로자가 거의 없어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 등은 현대중공업 온산공장과 신한기계 등에서 가스 측정기로 유해 가스 여부를 측정했으나 가스가 대부분 공기 중으로 날아간 뒤여서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인근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가스 냄새가 들어온 것 같다는 진술이 있어 해양경비안전서에다 바다 쪽 확인을 요청했으나 역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재로선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가 쉽지 않고 추측할 수도 없다"며 "울산시 등 환경 당국과 합동으로 정밀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공단인 온산공단에는 석유화학, 기계, 조선 등 335개 업체에 1만7000명가량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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