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 부서장들, 노조위원장 집단 괴롭힘"

보건의료노조, 인권위에 '긴급 구제' 진정서 제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부서장 16명이 간호사로 일하는 노조 위원장을 집단으로 괴롭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 구제'를 신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성모병원 관계자 16명이 노조 지부장인 홍모 씨에게 언어폭력과 집단 괴롭힘을 가했다"며 이학노 인천성모병원장을 비롯한 16명의 당사자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최근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이 직원들의 가족, 친척, 지인들을 가짜 환자로 등록해 진료비를 부당 청구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보도가 나온 이후 병원 부서장들이 노조 지부장 근무지로 몰려가 언론사 제보 여부를 추궁했다"고 말했다. 인천성모병원과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은 둘 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부서장들은 "얘기 좀 하자", "밖에서 기다리겠다", "언론보도에 대한 입장 표명을 왜 하지 않느냐?", "직원들은 이렇게 밤낮으로 뺑이치고 있는데…", "그렇게 불평만 많고 원망하는 마음만 가득 차 있으면 지옥 가는 지름길이야, 너" 등의 말을 했다.


홍 지부장은 "나와 국제성모병원 보도와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인천성모병원 부서장들이 10여 차례 집단 괴롭힘을 가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극심한 정신적 압박에 정신과 상담을 받은 홍 지부장은 13일 출근 도중에 괴롭힘을 받으리라는 두려움 때문에 병원 앞에서 실신했다고 보건의료노조는 전했다. 홍 지부장은 3개월 정신과 치료 진단을 받고 지난 15일부터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한 진정서를 통해 △ 인천성모병원의 집단 괴롭힘을 인권 침해로 인정할 것 △ 피해자를 피진정인과 격리하고 안정에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긴급 구제할 것 △ 인권 침해 재발방지 약속, 괴롭힘을 가한 당사자 징계,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에 따른 손해배상을 인천성모병원에 권고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인천성모병원 관계자는 "그런 보고를 들은 바가 없어 당황스럽다"며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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