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5주기 대북전단' 살포 계획 철회

[뉴스클립]"표현의 자유보다 안전이 더 중요" 여론에 굴복

오는 26일 천안함 5주기를 맞아 대북전단을 보낼 계획이었던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돌연 전단 살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갈등으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박 대표는 23일 대북전단을 살포하지 않겠다면서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북한에서 한 행위라고 인정하고 사과하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해야 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그는 예정됐던 살포를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래도 당분간은 안 보내겠다"고 답해 당분간 전단 살포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앞서 박 대표는 국민행동본부,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5개 보수 성향의 민간 단체와 함께 오는 26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 내용을 다룬 영화 <인터뷰>가 담긴 USB와 DVD 5000개를 전단과 함께 날릴 예정이었다.

박 대표가 이처럼 예정된 살포를 갑자기 바꾼 데는 북한의 위협과 이에 따른 여론 악화가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지난 22일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인민군 전선부대들의 공개통고'를 발표하고 전단을 살포할 경우 "살포 방법이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기구 소멸작전에 투입될 아군 화력타격 수단들의 과녁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은 "반공화국 삐라 살포가 강행되는 경우, 그 인근지역과 군사분계선 접경 일대의 남측 주민들은 안전상 미리 대피할 것을 권고한다"며 "남측 주민들은 반공화국 삐라 살포행위로 (인)해 미치게 될 군사적 타격권에서 벗어나 안전지대로 대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합동참모본부는 입장자료를 통해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는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해당되며 이를 강제적으로 규제할 수 없고 민간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시행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명백히 밝힌다"면서 "만약 북측이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빌미로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도발적 행동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은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이렇듯 남북이 전단 살포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면서 접경 지역에는 또 다시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긴장감이 높아졌다. 실제 지난해 10월 10일 북한은 전단 살포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고사총 10여 발을 발사했으며 남한도 이에 응사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이에 대북 전단 살포를 자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고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 역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단 살포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만 "정부의 입장을 여러 차례 전달했기 때문에 해당 단체도 정부 입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며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면서 전단 살포 제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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