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료영리화를 경제활성화라 속여"

영수회담 앞둔 선제공격…야당 "서비스산업발전법, '의료' 빼면 언제든 통과"

청와대에서 이뤄질 여야 영수회담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예상된 공세에 대해 '선제 방어'를 펼쳤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에 반하는 사행산업 입법과 의료민영화 추진법은 4월국회 입법 과제가 아니다"라며 "최저임금법, (가칭) '장그래'법, 서민주거안정법이 4월국회에서 처리되게 새누리당의 협력을 당부한다"고 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도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는 영수회담을 통해 또 한 번 경제 활성화 (관련) 30개 법안 중 아직 처리 안 된 9개 법안 통과 요구를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분명히 말하지만 이 9개 중 의료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의료영리화법'으로 경제 활성화와는 전혀 관계없다"고 강조했다.

강 의장은 "특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의료 관련 (예외) 조항을 집어넣으면 언제든 통과시킬 수 있다"며 의료영리화 우려 부분만 제외하면 법안 통과에 협조할 수 있다는 역공세를 폈다.

정부가 제출한 현재의 법안은 '서비스산업'의 정의를 "농림어업이나 제조업 등 재화를 생산하는 산업을 제외한 경제활동에 관계되는 산업"으로 정하고 있다. 야당과 시민사회, 보건의료노조 등 관계 단체는 이같은 정의에 따르면 의료·교육 등 공공성이 보장돼야 하는 분야도 '서비스산업'으로 분류된다며 우려를 표해 왔다.

강 의장은 "의료영리화법을 제외한 법은 우리 야당이 언제든 통과시킬 준비가 돼 있다"며 "더이상 의료영리화법을 경제활성화법이라고 국민을 속이는 일을 중단하라. 오늘 영수회담에서, 그 아까운 시간에 국민을 속이는 이야기 제발 하지 말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지난 2월 여야 정책위의장 및 원내수석부대표 간의 '2+2 협상'에서는 실제로 새정치연합 측이 '의료 부문은 뺀다고 명시할 경우 법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제안했으나 새누리당에 의해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장은 "오늘 영수회담이 열리는데, (정부·여당은) 야당이 내놓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생산적 제안에 대해 귀를 닫고 여전히 대기업 중심 경제 활성화 법안만 관심을 갖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도 했다.

정부·여당이 제안한 30개 '경제 활성화' 법안 가운데 남은 9개는 의료법 개정안 2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 외에 경제자유구역특별법, 관광진흥법,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금융소비자보호원설치법(금융위원회 등의 설치에 관한 법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7개 법의 개정안이다.

여야는 이 가운데 크라우드펀딩법은 4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논의하기로 했고, 야당이 '학교 옆 호텔 건립법'이라며 반대해 온 관광진흥법은 '수요 분석' 후 4월 임시회 중 처리하기로 합의했었다. 야당이 주장해 온 주거복지기본법, 최저임금법 등 처리와 사실상 교환하는 조건이었다.

새누리당은 이날 박대출 대변인 논평에서 이를 '경제9법'으로 명명하고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경제9법 처리가 야당의 변화와 노력을 실천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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