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2년 전 취임사 "무상급식 강력 추진"

'무상급식' 때문에 당대표 물러난 홍준표, 정치적 몽니?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무상급식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무상급식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강조한 2년 전 경남도지사 취임사가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13일 현재까지도 경남도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홍 지사의 35대 경남도지사 취임사(2012년 12월 20일)를 보면, 홍 지사는 "살림이 어려우면 씀씀이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지출을 먼저 줄이는가 하는 것입니다. 어렵다고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줄여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분명한 우선순위를 두고 불요불급한 예산은 줄이겠습니다. 투입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사업이나 행정력 낭비는 과감하게 없애나가겠습니다"라며 "무상급식과 노인틀니사업 같은 복지예산이 삭감되는 일이 없도록 재정건전화 특별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습니다"라고 밝혔었다.

취임 초반 무상급식 예산이 삭감되는 일 없이 재정 건전화 특별대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혀놓고, 2년 3개월여 만에 예산을 아예 없애버린 셈이다.

홍 지사는 2012년 대선과 함께 치러졌던 경남지사 재보선 후보 시절 '무상급식 예산동결 저지를 위한 경남비상대책위원회'의 공개질의에 대해 "무상급식 전면확대에 동의하며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던 적도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취임사 중 ⓒ경남도청

홍 지사는 사실 무상급식에 뼈아픈 추억이 있다. 지난 2011년 서울시교육청과 무상급식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던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강행할 때 홍 지사는 한나라당(지금의 새누리당) 대표를 맡고 있었다.

당시 홍 지사는 오 전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시행을 적극 지원했다. 결과는 투표율 미달로 인한 주민투표 무산이었고, 홍 지사는 당시 25.7%의 투표율을 두고 "사실상 승리했다"고 발언, 역풍을 맞았다. 결국 이 사건은 서울시장 재보선 패배로까지 이어졌고, 홍 지사는 눈물을 삼키며 5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번 무상급식 파동이 홍 지사의 '정치적 몽니'로 비칠 수 있다는 말이다.

새누리당의 태도도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홍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내며 무상급식 찬성 발언으로 홍 지사와 자주 갈등을 빚었다. 유 원내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나고 홍 대표가 자진사퇴 하기 전, 먼저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는 당시 일부 자리에서 건배사도 "무상급식을 위하여"로 했을 정도로 소신을 내비쳤다.

그러나 현재 유 원내대표는 침묵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홍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는 게 새누리당의 공식 입장으로 비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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