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름으로" 미국 찾은 세월호 어머니들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 순회하는 세월호 엄마들, 손 맞잡은 미주 한인들

미주 한인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만든 세월호 엄마들의 미주 순회 간담회가 가는 곳마다 사연을 쏟아내며 미주 지역을 달구고 있다.

미주 10개 지역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든 사람들인 '세월호를 잊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세사모)'을 비롯한 여러 한인 단체들과 동포들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길 위에 선 세월호 어머니들과 동포들의 만남을 만들어가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이재욱 군과 최윤민 양의 어머니인 홍영미 씨와 박혜영 씨는 엘에이(6일 UCLA), 북가주(7일 버클리대, 8일 스탠포드대), 댈러스(11일), 휴스턴(13일), 시카고(15일)에서 대학교 강연 및 동포 간담회를 한다. 워싱턴(6일), 필라델피아(8일), 뉴저지(11일), 코네티컷(12일), 뉴욕(14일)에서는 고 김동혁 군과 임경빈 군의 어머니 김성실 씨와 전인숙 씨가 순회 간담회를 한다.

미국에 도착한 지난 4일부터 세월호 어머니들은 미주 지역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및 선체 인양 촉구를 위한 서명, 방송, 북 콘서트 등 세월호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재난 관리 시스템 배우기, 소방국 방문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 주 엘에이 UCLA와 북가주 버클리대 행사장에는 각각 300여 명의 동포들이 모여들었다. 미주 동포들은 아직 세월호를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 세월호 어머니들이 가는 곳마다 힘을 실어드리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7일과 8일 북가주에서 있었던 대학교 행사에서는 한국의 대형 참사를 요약한 발표문이 발표되었다. 이 자리에는 미국 산업 안전 보건 활동가 등 미국인들도 참여했다. 미국 노동조합과 만남의 자리를 주선한 스티브 젤저 씨는 규제 완화와 민영화의 문제점, 연대 활동의 중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북가주 세월호 유가족 강연회 영상 보기)

폭설로 장소가 변경되고, 뉴욕에서 5시간 넘게 눈길을 이동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던 지난 6일의 워싱턴 간담회에도 60여 명이 참가해 어머니들에게 힘을 보태주었다.

▲ 6일 엘에이에서 세월호 어머니들과 함께한 간담회. ⓒ세사모


"엄마라는 이름으로 호소합니다…끝까지 진상을 밝혀주세요"

두 어머니와 워싱턴의 '디씨미씨맘'들은 그다음 날인 7일, 백악관 앞에 모여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지난번 50개 주 한인 동시 집회 장소였던 링컨기념관과 한국전쟁 기념관을 돌아보았다.

어머니들은 "끝까지 진상을 밝혀달라고 호소하고 동참을 부탁하기 위해 왔다"며 편지를 읽었다. 편지에서 어머니들은 "단지 엄마라는 이름으로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전 세계인들에게 부탁드립니다"라며 ▲ 세월호 참사 실종자 찾기 ▲ 세월호의 즉각적이고 훼손 없는 인양 ▲ 참사의 배경과 정확한 사고 원인, 무책임한 사고 대처 등에 대한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 및 수사, 성역 없는 책임자 처벌 ▲ 재발 방지 및 미래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한 어머니들은 "혼비백산한 실종 가족들의 눈과 귀를 언론을 통해 막고 왜곡한 정부 기관과 언론사들, 문제가 예견된 노후 선박이 버젓이 귀한 생명을 싣고 화물까지 초과해서 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던 규제 완화, 그것을 부추긴 연결고리, 그 모든 것을 끝내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 정부 여당의 태도를 저희는 신뢰할 수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세사모
'세월호 유가족 엘에이 초청 준비팀'에서 실무를 맡은 문선영 씨는 "어머니들에게 빚을 졌다"며, 행사마다 있었던 사연들을 페이스북과 전화기 너머로 쏟아낸다.

"라디오 생방송, 녹화 방송, TV 토크쇼 방송에 UCLA 간담회, 병원 방문까지 어머니들에게는 하루 24시간도 부족한 하루였습니다. 중간에 이틀 동안 잠을 못 주무신 윤민이 어머니의 건강이 걱정돼 링거를 잠깐 꽂기도 했습니다. 어찌나 잘해내시는지, 하나라도 스케줄을 더 소화하시는 씩씩하고 용감한 모습에 고개가 절로 떨구게 됩니다."

"통역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가 과연 효과가 있을까 걱정하시던 어머니들은 '세월호와 언론 보도' 강의 후 학생들이 와서 어머니들을 안아주면서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것에 놀라셨다고 합니다. 양심은 언어를 넘어섭니다."

"재욱이가 소방관이 되고 싶었답니다. 재욱이와 친구들이 찍은 독수리 오형제 사진을 레이먼드 고메즈 소방대장에게 드렸더니, 집에 붙여놓고 일하러 갈 때마다 보면서 세월호와 재욱이를 기억하겠답니다."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재난…. 미국의 ICS(Incident Command System) 미팅. '세월호 같은 규모의 참사는 미국에서도 대형 참사인가요?'라는 질문에 이들은 당황한다. 사고 현장 투입부터 이 사건은 배가 완전히 침몰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미한 사건이라고 판단되며, 모두 구출했을 거고, 따라서 이 사건은 경미한 사건으로 기억됐을 것이라는 거다. 실패는 상상하지 못한단다. 304명이 죽는 사고, 단 한 명도 구출하지 못한 사고는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 엄마들의 한숨소리가 더 급박해진다. 미국에 있는 헬기, 소방 호스, 잠수부가 우리에게 없어서 못 구한 게 아닙니다."

세월호 어머니들의 간담회와 미주 동포들의 집회는 15일까지 이어진다.

▲ 세월호 어머니들과 함께하는 향후 일정

1. 댈러스
일시 : 3월 11일 수요일 7pm
장소 : 작은자교회
11412 Newkirk st, Dallas TX 76229
문의 : 황순기 목사 214) 909-7630
discipleinmission@yahoo.com

2. 뉴저지 Edison
일시 : 3월 11일 수요일 7:30pm
장소 : Crowne Plaza 호텔
2055 Lincoln Highway Edison NJ 08817
(Route 27번 선상, 에디슨 한아름 3분 거리)
문의 : qnsewol@gmail.com

3. 코네티컷
일시 : 3월 12일 목요일 7:30pm
장소 : 유콘 스토어스 한인 교회
2 North Eagleville Rd Storrs, CT 06268
문의 : ctpeoplesmeeting@gmail.com

4. 휴스턴
일시 : 3월 13일 금요일(6시 <다이빙벨> 상영, 7:30 간담회)
장소 : 한인회관
1809 Hollister Street, Houston, TX 77080
문의 : houstonsewol@gmail.com

5. 뉴욕 Queens
일시 : 3월 14일 토요일 6:30pm
장소 : Taiwan Center 137-44 Northern Blvd. Flushing NY 11354

6. 시카고
일시 : 3월 15일 일요일 저녁 6시
장소: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문의 : sewol416chicago@gmail.com
https://www.facebook.com/sewol416chicago

7. NY(Manhattan) 행진 시위
일시 : 3월 15일 일요일 4-6pm
장소 : 뉴욕타임스 앞
문의: qnsewol@gmail.com

▲ 백악관 앞에 선 세월호 어머니들. ⓒ세사모

▲ 엘에이에서 세월호 어머니들과 함께한 간담회. ⓒ세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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