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북한 붕괴" 언급에도 6자회담 가능할까?

정부 "오바마 발언, 북한 태도 변화가 목적"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에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이를 위해 미국과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의 '긴밀한 공조'가 무색할 만큼 미국은 북한에 대해 강한 압박 정책을 벌이고 있다. 향후 6자회담 재개 및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와 미국의 대북압박을 대비시켜서 한미 간 이견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미국 역시 북한에 대한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소니 해킹과 관련한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에 대해 관여하는 것에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미국은 남북대화도 지지하고 있다"며 "북한을 진정성 있는 비핵화 회담에 복귀시키는 데에도 남북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당국자는 미국의 압박 정책이 "북한의 나쁜 행동에 벌을 준다는 차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보다는 북한이 진지한 자세로 남북대화와 비핵화 대화에 호응하게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5자가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는 상황 시급히 타개 △비핵화 대화 프로세스 조기 가동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 시동 및 이를 끌고 나가기 위한 창의적 방향 협의 등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올해는 이러한 공감대를 기반으로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프로세스가 가동될 수 있도록 우리가 주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대북압박 속, 6자회담 가능한가

하지만 미국 입장에 대한 정부의 평가가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의 제작사인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해킹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고, 이를 기반으로 행정명령 등 대북 압박을 지속하고 있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현재 기조와 온도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와 인터뷰에서 북한에 더 가할 제재가 남아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군사적 공격을 통한 해법은 답이 아니고, 경제제재와 인터넷을 통한 정보 확산 등을 통해 체제 변화를 압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런 정권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오바마 대통령 인터뷰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를 두고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이례적이긴 하지만 전혀 새로운 말이 아니고, 예전부터 미국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말한 것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오히려 "6자회담에 참가하는 5개국(북한 제외)들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일치된 목표를 가지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라며 이를 한국의 외교적 자산으로 삼아 6자회담 재개의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이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어 6자회담 재개 과정에 미국의 협조를 얻는 것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게다가 현 정부 내에서도 북한이 이대로 나가면 어떻게 체제가 지속 가능하겠느냐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을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현 정부 내 북한 붕괴에 공감하는 목소리까지 추가적으로 나올 경우 6자회담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북핵 문제 해결이 난망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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