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중도주의는 기회주의, 진보-보수 재편"

"새정치연합과 4월 보선 연대 안해"

대중적 진보정당을 표방한 '국민모임' 참여를 선언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자신에 대한 새정치연합 내의 비판에 대해 정면 응수했다.

정 전 의원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몇몇 기자들과 만나 점심을 들며 "(여론조사를 보면) 탈당은 잘못한 일이라는 답이 41%라지만 '탈당 잘했다'는 사람이 19%가 있다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특히 '대선후보까지 지낸 당 중진이 탈당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정치윤리로까지 얘기하지만, 신당이 잘 돼서 정권교체에 기여하면 해소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대선후보 지낸 사람'이란 말을 몇 년 만에 처음 들어봤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4.29 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을 묻자 "야당 교체한다는 정당이 '연대한다'고 하면 그게 뭐냐"며 일축했다. "제1야당을 대체하자"는 것이 신당의 캐치프레이즈라는 것.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구에 어떤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고 보느냐에 대해서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만 했다. 단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신당에 참여한다면 광주 서을 지역구 후보로 나설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본인이 직접 나서려고 할까?"라며 부정적으로 답했다.

"국민모임 신당은 '또 하나의 진보정당'도 '정동영 신당'도 아냐"

창당과 관련해 '정동영 신당'이라는 말이 있다는 데 대해 그는 "'정동영 참여 신당'이 정확한 얘기"라며 "나도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도 참여하고…"라고 했다.

정의당과의 공조 가능성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함께해야할 것"이라며 "또 하나의 진보정당을 만드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진보정당, (구) 민주당, 무당파, 3군데 사람들이 합류해서, 갈래길이 아니라 큰 길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범진보단일정당' 논의라 할 만하다.

그는 "보수, 중도, 진보의 3분 구도를 '천하이분지계'로 가자는 것"이라며 "범진보, 범보수 이렇게 가는 것이 한국사회의 다음 단계 발전"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지난 10여 년, 중도주의(자)라는 사람들이 대개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신당의 지향점과 관련,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핵심은 일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임금 아니냐"며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과 사용사유 제한 축소, 그리고 근본 해법으로 비정규직노조 조직률을 올리는 것"을 들었다. 그는 "얼마 전 광운대 청소노동자들 시급이 천 원 올랐는데, 갑자기 그 분들이 행복해지더라"며 "정치가 여기 집중해야 한다. 천 원 올렸더니 불행한 가정이 처음으로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신당이 그런 걸 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새정치연합 오락가락이 문제…대북송금 특검은 文의 아킬레스건"

그는 '친정'인 새정치연합에 대해서는 작심한 듯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을지로위원회 등 새정치연합 내에서 진보적 민생 의제를 발굴해온 이들이 '같이 싸우진 못할망정 왜 당을 나가나'라고 하고, 차기 당권 주자들도 을지로위원회를 '당의 간판'이라고 추켜세우고 있는 데 대해 그는 "문제는 오락가락, 왔다갔다 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을지로위원회가 당의 간판이라면 죽 간판으로 가야지, 전당대회 때는 간판이고 끝나면 아니고 이러면 안 된다"며 "새정치연합도 '20대80'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 같다. (당 소속 의원) 130명 중 을지로위원회 20명만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는 다른 일 하고 다니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을지로위원회마저 없으면 당을 해체해야지…"라고 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차기 새정치연합 당 대표를 뽑는 2.8 전당대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문재인 의원에 대해 대북송금 특검 문제로 공세를 제기한 것과 관련, "문 의원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했다. 그는 "(2003년 당시) 국무회의에서 해양수산부 장관 한 명 빼고 전원이 반대했고, 여당이 당론으로 반대했지만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의 뜻을 들어준 것 아니냐"며 "하지만 문 의원이 그 부분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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