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서라도"…오체투지 행진단, 광화문 바닥서 통곡

[현장] 경찰, 청와대 인근으로 행진 막아…5시간째 대치 중

비정규직 법제도 폐기 등을 요구하며 닷새째 진행된 오체투지 행진이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기륭전자 해고 노동자 및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20여 명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5일차 오체투지를 시작해 오전 11시께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지만, 200m도 가지 못하고 경찰에 가로막혀 오후 3시 현재까지 찬 바닥에 엎드려 있는 상태다.

ⓒ프레시안(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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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바닥에 엎드린 여성 노동자들에게 깔개를 깔아주고 담요를 덮어줬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이조차도 거부한 채 찬바닥에 몸을 맞대고 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눈물을 흘리며 조합원들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5일째 '배밀이'로 행진을 이어온 여성 노동자들은 이를 뿌리치고 바닥에 엎드려 오열했다.

2005년 '문자 해고' 이후 10년 가까이 복직 투쟁을 벌여온 기륭 해고자들은 지난 22일부터 서울 신대방동 기륭전자 본사 앞에서부터 광화문광장까지 5일째 온 몸이 땅에 닿는 오체투지를 벌여왔다. (☞관련 기사 : 기륭 야반도주 1년, 오체투지 나선 기륭 해고자들)

지난해 사측이 조합원 몰래 사무실을 옮기는 '야반도주'를 감행한 뒤 1년 가까이 텅 빈 사무실을 지키며 농성을 벌여왔지만, "차별과 설움의 원흉인 비정규직 자체를 없애야 한다"며 복직 투쟁을 중단하고 비정규직 법제도 폐기를 위한 오체투지를 시작했다.

경찰과의 대치 상황이 길어지자 이들은 "경찰 다리 사이를 기어서라도 가겠다"며 5시간 넘게 찬 바닥에 엎드려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민주노총 초대 직선제 지도부 선거에서 당선된 한상균 위원장 당선자 등 새 지도부는 이날 오후 3시께 당선증을 교부받은 뒤 광화문광장을 찾아 오후 4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프레시안(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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