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한 핵·미사일' 정보공유…어떻게?

한국 MD체제 편입 가속화되나…한일 군사협력 강화는 불가피

한국과 미국, 일본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약정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이번 약정이 정보만 공유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이 보다 강화되는 수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이 약정을 시작으로 3국이 공동으로 미사일 방어체제(MD)를 구축하는 것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과 로버트 워크 미국 국방부 차관, 니시 마사노리(西正典) 일본 방위성 사무차관이 29일 서명을 앞두고 있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은 미국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보 공유 방법에 대해 "한국이 미국에 정보를 주면 미국이 우리의 승인을 거쳐 일본에 주고, 반대로 일본이 미국에 정보를 주면 일본의 승인을 거쳐 한국에도 주는 방식"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직접 군사정보를 주고받는 구조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그는 "약정을 통해 공유되는 정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정보로 한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약정에 일본이 포함된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일본이 정찰위성 6개에 이지스함이 가진 탐지기능이 있고 북한 내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력도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항을 일본이 감지한다"며 "양자의 정보를 합하면 상호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약정은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밀실추진' 논란을 일으키면서 무산됐던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의 대안으로써, 올해 초부터 미국의 주도로 논의가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협정은 국가 간 협정인데 비해 이번 약정은 군 당국 간 체결되는 각서로 형식과 정보 공유 범위는 이전과 다르다.

한미일 MD 협력체제 구축 가속화되나

정부는 일본과 직접적인 군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며 공유하는 범위 역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국한돼있기 때문에 지난 2012년 맺으려 했던 협정과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과 군사 협력이 강화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곧 동북아에서 한미일의 군사협력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역내 동맹국가인 한국과 일본의 군사적 협력이 절실했던 미국 입장에서는 이번 약정 체결로 한미일 군사 안보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한미일 3국의 정보공유는 곧 미사일 방어체계(MD)를 구축하는 협력체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번 약정과 MD 구축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시스템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위 요소들은 서로 연계가 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를 위해 한국은 한국대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와 킬체인을 구상하고 있다"며 "상호 운영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공유 협력을 하는 것이다. 수단의 운용과 결심, 타격은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정보만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약정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만큼, 체결 이후 3국간 보다 완벽한 방어를 위해 MD 체제의 기술적 연동을 높여야 한다는 논의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곧 미국의 MD를 도입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일각에서는 미국도 한국의 KAMD 구축을 인정하고 있고 한국이 한중 관계 때문에 MD 도입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는 측면을 고려해 한국에 MD도입을 과도하게 압박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 의회에서 국방장관에게 한미일 3국 MD 협력 강화 방안을 보고하도록 요청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미국 중심의 MD 구축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과 한반도 배치 문제가 본격적인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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