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철 해참총장, 통영함 납품 비리 책임

감사원, 국방부에 인사 조치 요구하기로 잠정 결정

감사원이 해군 구조함인 통영함 납품 비리와 관련, 당시 사업 책임자였던 황기철 현 해군 참모총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국방부에 요구하는 방향으로 내부 지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감사원은 지난 2009년 통영함 계약 당시 황 총장이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구매 계약을 주도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이에 따라 국방부에 황 총장을 인사 조치 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총장은 당시 통영함의 음파탐지기 인수 계약과 관련한 회의를 주재하면서 미국의 납품업체인 H사에 대해 평가 서류가 없는 상태로 구매 의결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또 황 총장은 해당 회사에 대해 사업계획서 제출 시한을 두 차례 연기해주는 등 사실상의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19일 방위사업청 백윤형 대변인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통영함의 입찰 책임자가 황 총장이냐는 질문에 "입찰 책임자는 사업팀장"이라며 "함정사업부장은 함정사업부장의 임무가 있는 것이고, 그 밑에 팀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입찰공고를 의뢰하고, 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팀장의 책임 하에 하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한 바 있지만, 감사원의 이번 보고서로 방사청의 해명은 무색해질 것으로 보인다.

황 총장의 인사 조치와 관련해 국방부 위용섭 공보담당관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국방부는 감사원의 조사결과에 대해서 존중을 해왔다"면서 "하지만 현재 감사결과가 통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에 대해서 국방부가 언급을 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총장이 평가서가 없는 상태에서 의결을 추진하고 사업계획서 제출 시한을 연기했다는 감사원의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위 공보담당관은 "감사 결과 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답을 해드릴 수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황 총장의 인사 조치 요구를 포함한 감사원의 보고서는 오는 18일 감사위원회 회의를 열어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다만 2년이 지난 비위(非違)에 대해서는 파면이나 해임을 요구할 수 없기 때문에, 감사원은 국방부에 '포괄적 인사 조치'를 통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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