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정윤회 관련 "문체부 인사, 朴대통령 지시"

"김종 2차관과 이재만은 하나…김진선 사퇴도 '인사 장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문광부 진 모 체육정책과장과 노 모 체육국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직접 지시'했다고 4일 밝혔다.

진 과장과 노 국장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 씨의 승마협회 영향력을 담은 조사 결과를 보고한 뒤, 지난해 9월 부처 산하 기관으로 좌천됐다. 정 씨의 딸은 승마 선수다. (☞ 관련 기사 : "박근혜, 정윤회 편 안 든 문체부 직원 경질")

그간 문체부는 '인사는 장관의 고유 권한'이라며 이 인사에 대한 청와대 지시설을 부인해 왔으나, 당시 장관이었던 유 전 장관이 청와대 지시가 있었단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거짓 해명' 논란이 일 전망이다.

또 정윤회 씨가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통해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개입했다는 점은 확인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유 전 장관은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수첩' 인사 지시를 폭로했다.

그는 대통령이 자신 등을 청와대 집무실로 불러 수첩을 꺼낸 뒤 진 과장과 노 국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 "어디서 들었는지 대충 정확한 정황 이야기"라고 말했다. (☞ 관련 기사 : "朴대통령, 과장급 실명 거론 '나쁜 사람'이라 했다")

유 전 장관은 "그래서 BH(청와대)에서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겠지. (청와대가) 자신 있으면 허위 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할 텐데"라고도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지난해 승마협회 "조사 결과 정윤회 씨 쪽이나 그에 맞섰던 쪽이나 다 나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올린 건데 정 씨 입장에서는 상대방만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을 (문체부가) 안 들어주고 자신까지 대상이 되었다고 해서…, 괘씸한 담당자들의 처벌을 요구한 것"이라고도 했다.

앞선 보도대로 정윤회 씨의 요청에 따라 청와대가 문체부에 승마협회 조사를 지시했고, 그러나 그 조사 결과가 입맛대로 나오지 않자 담당자들을 경질한 것이란 설명이다. 당시 청와대는 조사의 방법으로 정 씨의 측근인 박 모 전 승마협회 전무로부터 협회의 문제점을 들으라는 상세한 조사 방법까지 지시했었다.

유 전 장관은 김종 2차관과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의 관계에 대해선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면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차관은 자기 배후에 김기춘 비서실장이 있다고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니지만 그렇지 않은 여러 정황 증거가 있다"며 "(인사 청탁 등은) 항상 김 차관이 대행했다. 김 차관의 민원을 이재만 비서관이 V를 움직여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V는 통상 대통령을 지칭하는 VIP의 첫 글자다.

유 전 장관은 '청와대 압박론'이 무성했던 지난해 7월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조직위원장의 사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무리한 표적 감사와 사표 수리 등 체육계의 여러 사안에도 (김종·이재만 등의) 인사 장난이 있었다"는 게 주무부처 전 장관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김 실장 얘기를 하고 다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이 비서관과 전화 한 통 한 적이 없다며 유 전 장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5일 밝혔다. 김 전 위원장도 "내가 그만둔 이유는 3년간 (조직위원장을) 했고 조직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그간의 설명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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