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파업투표 가결…20년 만에 파업 나설까?

오늘부터 교섭 병행…실제 파업 돌입할지 관심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파업 찬반 투표가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면 지난 1994년 이후 20년 만의 파업이다. 

노조는 전체 조합원 1만790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부터 쟁의 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합원의 57.6%인 1만313명이 투표해 97.1%(1만11표)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조합원 재적 인원 대비 파업 찬성률은 55.9%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3일부터 나흘간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려 했지만, 회사가 조직적으로 투표를 방해한다고 주장하며 마감 시한을 무기한 연장했다. 결국 이에 대해 회사 측이 사과하자 22일 개표했다. 

하지만 노조가 당장 파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그간 중단됐던 사측과의 교섭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노조는 23일 사측과의 실무 협상에 이어 24일 본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노사 양측의 입장 차가 상당해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중 노사는 지난 5월부터 넉달간 40여 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노조의 △기본급 13만2013원(6.51%) 인상 △성과금 250%+α △호봉 승급 5만 원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주장과, 회사 측의 △기본급 3만7000원 인상(호봉 승급 포함) △격려금 500만 원 지급 △2015년 1월부터 정년 60세 확정 안이 맞서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만약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면 현대중공업 노조로선 20년 만의 파업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990년대 초반까지 대기업 노동 운동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지만, 지난 1994년 파업을 끝으로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무쟁의 노선을 고수해 왔다. 지난해 10월 노조 지도부 선거에서 정병모 현 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지난 20여 년 동안 이어진 '실리 노선'에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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