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북 접촉 결렬…北, 회담장 박차고 나가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각각 350명 씩 파견 계획 밝혀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해 남북이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양측은 아무런 합의도 내지 못하고 추후 협의 날짜도 잡지 못한 채 접촉을 마무리했다.

이날 접촉을 가졌던 회담 관계자는 접촉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측은 북한 참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관련한 문제는 기본적으로 국제관례와 대회 규정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응원단 인원을 각각 350명이라고 밝혔다. 또 북측은 이들의 이동 방식과 신변안전보장, 통신보장 등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과 관련한 제반 편의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관련 남북 대표단은 1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실무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접촉을 가졌다. ⓒ통일부

문제는 오후 회의에서 벌어졌다. 남측은 북측이 밝힌 선수단과 응원단 구성에 대해 선수와 임원이 몇 명인지, 응원단 중에 취주악단(악기와 춤, 노래 등을 하는 인원)이 몇 명이나 있는지 등 구체적인 사안을 북측에 질의했다. 그러자 북측은 그 문제는 나중에 대답하거나 서면으로 응답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오후 회담이 정회됐고 다시 만난 자리에서 북측은 남측의 태도가 "회담을 파탄 내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다음 일정도 잡지 않은 채 회담장을 박차고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의 선수단과 응원단 구성을 물어본 것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갈 이유가 되는지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오전 회의 때는 우리가 북측 입장을 주로 청취했는데 오후 회의 때는 우리 측이 대회 준비차원에서 구체적으로 확인을 하는 것을 보고 아마도 우리 측의 회담 진행 방식에 불만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접촉은 결렬됐지만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는 환영한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추후 접촉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대회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추가적인 접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먼저 접촉을 제의하는 것도 포함해서 향후 계획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애초에 대규모 응원단을 반기지 않았던 것 아니냐며 남한이 북한의 선수단과 응원단 구성을 캐물은 것이 북한에 이런 시그널을 보낸 것과 다름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우리는 오전 회의 때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접촉을 통해 선수단은 서해직항로를 이용한 항공편을 통해, 응원단은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남한으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만경봉호를 인천에 정박시켜 응원단을 위한 숙소로 쓰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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