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서도 '큰빗이끼벌레'…"4대강, 호수됐다"

고인 물에서만 사는 외래 벌레…"유속 느려진 탓"

영산강과 금강에 이어 낙동강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큰빗이끼벌레는 다소 수질이 나쁜 고인 물에서 서식하는 외래종 벌레다.
낙동강 현장 조사를 벌였던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강정 고령보 인근 죽곡취수장과 창녕 합천보, 함안보 등지에서 5일과 6일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현장 조사에 참여했던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녹조라떼에 이어 벌레까지 출연했으니 낙동강이 강이 아니라 호수가 됐으며 강 수질이 악화됐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 낙동강 중·하류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정수근

정 국장은 "낙동강 중·하류는 유속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며 "특히 큰 물고기들의 시체가 많이 발견됐는데, 녹조 때문인지 큰빗이끼벌레 때문인지는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 하루 만에 썩어버린 큰빗이끼벌레. ⓒ최열 페이스북
환경부는 지난 4일 공식블로그에 "큰빗이끼벌레는 맑은 지역과 다소 오염된 곳 모두 발견되므로 수질지표생물이 아니다"라며 "독성이 없기 때문에 자연 생태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은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는 이유가 4대강 사업에 따라 유속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현 환경재단 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환경부는 독성 여부 논쟁이 아니라 왜 갑자기 큰빗이끼벌레가 급증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강에서 잡아온 큰빗이끼벌레가 만 하루밖에 안 됐는데 모두 썩어서 악취가 코를 찌른다"며 "벌레들은 섭씨 16도 이하가 되면 죽어 이처럼 심한 악취와 부영양화를 일으킨다. 강의 수질은 더 나빠질 것이 틀림없다"고 적었다.

환경운동연합은 6일부터 10일까지 4대강 현장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6일 함안보 현장 조사에 나선 임희자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유속, 수심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운동연합 측은 "6일 비가 내리면서 이전까지 낙동강에 퍼졌던 녹조는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 낙동강 하류에 죽은 물고기가 떠다니고 있다. ⓒ정수근·이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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