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KBS 압력' 대국민 사과 및 이정현 해임해야"

KBS 본부, 길환영 사장 출근 저지 투쟁 돌입하기로

한국방송공사(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16일 폭로로 청와대가 KBS에 인사·보도 등에 줄곧 개입해왔음이 드러났다. 이에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는 17일 청와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길환영 사퇴'만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따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KBS 본부는 아울러 직접 보도 지시를 내린 청와대 인사로 지목된 이정현 홍보수석의 해임도 요구했다. (☞관련 기사 : ""대통령 뜻"…청와대, KBS 인사·보도 전방위 개입)

KBS 본부 20여 명은 이날 오후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청와대를 등지고 섰다.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해 일동 묵념한 뒤, 함철 KBS 본부 부위원장이 전날 김 전 보도국장이 폭로한 내용들을 정리했다.

함 부위원장은 △평소 이 홍보수석이 뉴스와 관련해 여러 차례 전화를 해 왔다는 점, △세월호 참사 보도 관련, 청와대 인사에 이어 길 사장이 해경 비판을 하지 말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한 점, △길 사장이 대통령을 모시는 원칙이 있으며, 그 원칙은 대통령 동정 뉴스는 20분 이내로 배치한다는 점 등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상 지난 80년대 보도지침을 상기시키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 구성원들이 17일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길환영 KBS 사장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그는 김 전 보도국장의 폭로에 대해 "KBS가 청와대에 완전히 장악됐다는 세간의 모든 의혹이 사실이며 KBS에 대한 청와대 통제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음을 확인한 것"이라며 "KBS 내부 구성원뿐 아니라 국민도 많은 배신과 분노를 하고 있다"고 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대한민국에서 언론사의 독립성이 법과 제도로 포장돼있지만 실상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곳(언론사)이 10여 곳에 달한다"며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의 독립성을 위한 법과 제도를 다시 논의하고, 현재 공영방송 KBS 지배구조 속의 경영자들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KBS 본부는 세 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길환영 사장은 당장 사퇴할 것, △박근혜 대통령은 KBS에 대한 전방위 개입에 책임 지고 대국민 사과하며, 이정현 홍보수석을 해임할 것, △
박근혜 대통령이 길환영 사장 사퇴 뒤 차기 사장 선임 전까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공약을 이행할 것 등이다.

권오훈 KBS 본부 위원장은 "어느 날 갑자기 저희들은 청와대의 노예가 되어있었다"며 "결코 저희들의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앞으로 청와대 노예, 나팔수로 살지 않겠다는 것을 투쟁으로 보일 것"이라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KBS 본부는 당장 오는 19일부터 길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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