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KBS보도국장이 9일 사의를 표명하며 길환영 KBS사장의 사퇴를 요구해 파장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새노조)는 9일 공개 질의서를 보내고 "김시곤 국장의 보도 독립성 침해 폭로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KBS새노조는 "김 국장은 우리의 귀를 의심하게 할 만한 매우 놀랍고도 중대한 폭로를 했다"며 "자신이 사임하게 된 이유는 보도의 중립성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책임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길환영 사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시곤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 대한 가치관과 식견도 없이 권력의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온 길환영 사장은 즉각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KBS새노조는 "그동안 KBS 뉴스에 대한 길 사장의 개입과 관련해 여러 차례 의혹을 제기해 왔지만, 이번에는 KBS 뉴스를 사실상 책임지는 보도국장의 입에서 그와 관련한 직접적으로 폭로가 나왔다는 점에서 상황은 훨씬 엄중하다고 할 수 있다"며 "길 사장은 과연 김 국장이 제기한 사장의 '보도본부 독립성 침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를 사내 구성원은 물론이고 수신료를 내는 국민들에게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새노조는 이어 "만약 김 국장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이는 '방송사업자는 방송편성책임자를 선임하고, 방송편성책임자의 자율적인 방송편성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방송법 4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KBS새노조는 김 국장의 사의 표명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길 사장은 이날 오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앞에서 "보도국장으로부터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부적절한 발언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 받았다"고 했다.
KBS새노조는 "'보도의 중립성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다는 김 국장의 발언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이라며 "유가족들이 청와대를 찾아가고 청와대가 김 국장의 사임을 요구하자 불똥이 자신에게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유가족들에게 사임 과정에 대해 거짓말까지 하며 김 국장의 사임을 강요한 건 아닌지 길 사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KBS새노조는 "KBS 구성원들과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의 종착지는 김시곤 국장이 아닌 길환영 사장 본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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