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격 의료법' 국무회의 통과 강행

시범사업, 선 입법하되 법 시행 전에 실시 가닥

시민사회단체의 반발 속에 정부가 25일 의사-환자 간 원격 의료를 허용하는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정부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원격 의료 도입을 뼈대로 한 의료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의결했다.


이는 지난 17일 대한의사협회와 정부가 '원격 진료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입법에 반영'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조치다. 그간 '선 시범 사업, 후 입법'을 주장했던 의사협회는 최종 협의문에는 '입법에 반영'이라는 문구를 넣음으로써 입법 자체를 사실상 묵인했다.  

논란이 된 시범 사업은 '선 입법하되, 법을 시행하기 전에 실시'하는 것으로 가닥이 모아졌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의 우려를 반영해 법 개정 후 법을 시행하기 전에 시범 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안 부칙에 시범 사업 규정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또 기획·시행·평가 과정에서 의협의 의견을 반영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시범 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입법을 먼저 하고 법이 시행되기 직전에 하는 시범 사업은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안은 그동안 의료인 간에만 허용됐던 원격 의료의 범위를 의사와 환자 사이까지 확대해 의사가 스마트기기 등으로 환자에게 상담, 교육, 진단, 처방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민단체는 원격 의료 허용이 "1차 의료의 근간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반발했지만, 정부는 "원격 의료는 동네 의원 중심으로 추진한다"며 여론을 진화해왔다. 

원격 의료 허용 대상은 장기간 진료가 필요한 재진(再診) 이상의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와 섬·벽지 거주자, 거동이 어려운 노인·장애인, 일정한 경증질환자 등 1차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수술 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나 '교정시설 수용자·군인 등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되는 환자'는 병원급 의료기관도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대형 병원이 원격 의료 사업을 할 길을 열어줬다.   
   
'의료민영화·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원격 의료 허용은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을 붕괴시키고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대표적인 의료 민영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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