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유가족 등 8명 '업무방해'로 연행

"공항공사 직원이 팔 꺾고 패대기쳤다"

한국공항공사 김석기 사장(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출근 저지 농성을 벌여온 용산참사 유가족과 활동가들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돼 연행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3일 오후 12시께 서울 강서구 공항공사 주차장 인근에서 용산참사 유족 전재숙 씨 등 3명과 활동가 5명 등 8명을 체포했다. 이들 8명은 서울 은평경찰서로 옮겨졌다.

경찰은 이들이 집회 신고를 하지 않고 공항공사 내에서 집회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이원호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은 "오전 8시경부터 주차장 가운데서 연좌시위를 하고 있었다. 그러자 공항공사 직원이 나와서 유 씨를 끌어내면서 팔을 꺾고 바닥에 패대기쳤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유 씨가 쓰러져서 응급실로 후송됐고 남은 사람들이 사과를 요구하며 연좌시위를 계속했다. 그러자 경찰이 경고 방송 후 연행을 시작했다"며 "연행 과정에서 유가족 전재숙 씨가 심하게 다쳐서 경찰차 안에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공항공사 측은 "폭행은 없었다. 유가족이 차 진입을 방해해서 차 주인이 비켜달라고 하다가 시비가 붙었다"며 "그 과정에서 오히려 시위하시는 분들이 폭언을 했다"고 반박했다. 공항공사 측은 "공항공사 직원이 충돌을 막고자 유족을 끌어내려고 할 때, 한 유족이 누워버렸고 그러다가 쓰러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2009년 용산참사 당시 강제 진압을 지시해 6명의 사망자를 낸 책임이 있다. 그러나 유족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이후 공사 임원 추천위원회 서류·면접 평가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고도 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유가족들은 김 사장이 부임한 지난 10월부터 공항 앞에서 퇴진 운동을 벌여왔다. 공항공사는 지난 1일, 유가족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입금지 및 업무·통행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여론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남빛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