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19일 조달청과 계약한 공공공사에서 건설업체끼리 주고받은 11건의 불법 위장 공동도급 이면합의서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7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봉화-법전간 우회도로 확장공사>의 경우 조달청이 극동건설과 코오롱건설 등 12개 건설업체와 공동도급 계약을 맺었지만, 코오롱건설은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 않고도 15억 원을 가져갔다.
코오롱건설이 공사를 하지 않으면서도 이윤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달청과 12개사 건설업체 사이에 체결된 공동도급 계약 중 코오롱건설의 지분 6.01%를 코오롱건설이 극동건설에게 넘겨주는 대가로 극동건설로부터 지분위임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대구지하철 문양차량기지 건설공사>도 이와 유사한 사례다. 조달청과 공동도급 계약에 참여한 코오롱건설과 극동건설은 또다시 이면계약을 맺어 극동건설은 지분 28.12%를 코오롱건설에 넘긴 뒤 지분위임료 명목으로 코오롱건설로부터 44억을 받았다.
지분위임료 명목으로 돈이 오가지는 않았지만, 공공공사의 공동계약에 참여한 건설업체들 간에 이면계약을 통해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공사실적을 쌓은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00년 <광주도시철도 1호선 2단계 공사>의 경우 코오롱건설은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자신들의 지분을 넘겨주는 대가로 이 공사를 100%로 책임시공하게 된 현대건설(주)과의 이면계약 체결을 통해 공사에 참여한 것과 같은 효과를 봤다. 즉 그 이후 대형 공공공사 수주 때 필요한 가산점을 코오롱건설이 받은 것.
심상정 의원은 "대형건설사들과 지역 중소건설업체들이 담합해 체결한 이면계약서 11건 중 10건에서 발견된 삽질 한 번 안하고 챙긴 '이름값', 즉 지분위임료는 전체 공사대금의 8.3%인 92억4000만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이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6년 동안 조달청에서 계약을 체결한 공동도급 공사 규모가 전체 공공공사의 88%인 58조1935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름값'의 규모는 이중 8.3%인 4조8300억 원대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행 국가계약법과 동법 시행령 등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중소건설업체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50억 원 미만의 공공공사의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공동도급을 맺도록 하고 있다.
또 대형공사의 경우에도 대형건설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해당 지역 업체가 해당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에 나선 대형건설사들이 공동도급 계약을 수용하면 각종 심사에서 가산점을 이들에게 부여하는 '공동도급 가산점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심 의원은 이에 대해 "공동도급 계약제도의 도입 취지와 달리 이 제도는 대형건설사 간의 불법 위장 도급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에 대한 처벌은 계약해지, 1~6개월 간 입찰제한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정기국회 기간 동안 불법 위장 공동도급 등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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