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의 꽃' 아이스하키, 한국 '넘사벽 종목'?

평창 올림픽 자동출전권 따기도 힘든 판

하계 올림픽의 꽃은? 마라톤이라는데 이견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황영조 선수의 금메달은 더 빛이 났다. 그렇다면 동계 올림픽의 꽃은? 아마 피겨 스케이팅을 꼽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김연아 선수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가능성이 높아 국내 팬들은 피겨 스케이팅 경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소치 동계올림픽의 티켓 판매 현황을 봐도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높은 인기를 알 수 있다. 현지시각 6일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돼 22일 오후 8시30분 갈라쇼로 끝이 나는 피겨스케이팅 경기 중 결승전에 해당되는 12일 페어 프리스케이팅, 17일 아이스댄스 프리댄스, 20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비롯해 22일 갈라쇼가 일찌감치 매진됐다.

피겨스케이팅 입장권 가격도 인기가 반영돼 있다. 대부분의 종목이 5000루블(A석, 한화 약 15만5000원) 미만인데,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여자 프리스케이팅 경기의 입장권은 2만 루블(A석, 한화 약 62만 원)에 달한다. 갈라쇼는 2만3000루블(A석)이다.

피겨스케이팅 티켓보다 비싼 아이스하키 티켓

그런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동계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이다. 경기 순서도 하계 올림픽의 마라톤처럼 폐막식 직전 '피날레 게임'으로 편성돼 있다. 티켓 가격도 피겨스케이팅을 압도한다. 예선전 남자 경기 가격은 7000루블(A석, 약 21만7000원)이지만 준결승은 1만4000루블(A석, 43만4000원)로 뛰고 결승전은 무려 3만4000루블(A석, 약 105만 원)에 이른다. 개최국 러시아가 출전하는 남녀 아이스하키 예선전 전 경기는 매진이 됐고 남자 경기는 준결승부터 동메달 결정전, 결승전이 이미 매진이다. 캐나다와 미국이 결승전에 맞붙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은 암표 가격이 1000만 원이 넘어가기도 했다.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이 시작된 1924년 이전인 1920년 제7회 안트베르펜 올림픽에서부터 정식종목이었다(피겨스케이팅은 이에 앞서 1908년 런던 올림픽 정식 종목이기도 했다).

종주국이라 불리는 캐나다를 비롯해 미국, 북·동유럽권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 관중은 전체 관중의 38.2%를 차지했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관중 비율이 46.8%에 달했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에 추가됐다.

아이스하키만 못 나가는 한국

그런데 국내에서는 아이스하키 경기 중계를 보기 힘들 전망이다. 남녀 대표팀 모두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동계올림픽 7개 종목 중 6개 종목에 71명의 선수단을 보냈지만 아이스하키는 출전에 실패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올림픽에서 한 번도 아이스하키 경기에 나가본 적이 없다.

▲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2013년 세계랭킹.
올림픽 남자 출전팀은 러시아, 미국,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이상 A조), 캐나다, 핀란드, 노르웨이, 오스트리아(이상 B조), 스웨덴, 체코, 스위스, 라트비아(이상 C조) 등 12개국으로 북미와 유럽을 제외한 나라는 없다. 여자 출전팀은 캐나다, 미국, 스위스, 핀란드(이상 A조), 러시아, 독일, 스웨덴, 일본(이상 B조) 등 8개국으로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남녀를 통틀어 유일한 출전팀이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2018년 평창 올림픽에도 아이스하키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을 끝으로 주최국 자동 출전권이 사라졌다. 이후 밴쿠버와 소치 올림픽에서는 캐나다와 러시아가 세계 톱클래스 수준이어서 주최국 출전이 문제되지 않았지만, 평창 올림픽에서는 동계올림픽의 꽃이라는 아이스하키가 주최국이 출전조차 못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이 나서서 로비를 벌인 결과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측으로부터 개최국 자동 출전권 부여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제조건은 IIHF 랭킹 18위 이내에 들 정도로 경기력이 향상돼야 한다는 것.

현재 아이스하키 올림픽 출전권은 IIHF 랭킹 9위까지 자동 출전권이 부여되고 나머지 세 팀을 예선전을 통해 출전권을 획득하는 방식(여자는 6위까지 자동진출, 두 팀 예선 선발)이다. 남자의 경우 예선을 통한 올림픽 진출 티켓 세 장을 라트비아(11위), 오스트리아(15위), 슬로베니아(17위)가 따냈고, 여자는 독일(7위), 일본(10위)이 따냈다. "18위 안에 들면(남자 기준) 자동 출전권을 부여해도 다른 나라들의 불만이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2013년 IIHF 랭킹에서 우리나라는 남자가 25위, 여자가 28위에 랭크돼 있다. 남자의 경우 18위부터 24위까지 이탈리아, 헝가리, 우크라이나, 일본, 영국, 폴란드, 네덜란드 등이 버티고 있어 순위 상승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다짐하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출처=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홈페이지)

올림픽 위해 캐나다 선수 3명 한국 국적 취득

쇼트트랙의 안현수 선수가 올림픽 출전을 위해 러시아에 귀화했는데, 우리의 경우 아이스하키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내 리그에서 뛰던 캐나다 선수 3명을 귀화시켰다. 브라이언 영, 마이클 스위프트가 지난 1월, 브락 라던스키가 지난 3월 각각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들 역시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수혈로 대표팀의 단기적인 경기력 향상은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국내 아이스하키 실업팀은 2개에 불과하다. 아시아권에서도 아이스하키는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중국과 일본과 함께 아시아리그를 만들어 경기를 하고 있다. 훈련과 경기를 할 수 있는 아이스링크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과 나눠 쓰고 있는 상황. 여자팀의 경우 국가대표팀 외에는 실업팀은 물론 학교팀도 없다.

반드시 우리나라가 아이스하키 강국이 돼야 한다는 법은 없다. 다만 봅슬레이, 컬링 등 불모지와 같았던 다양한 동계올림픽 종목에서 세계적 수준에 점점 다가가고 있는데 반해 충분히 매력적인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하키만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하는 체육인들이 많다. 평창 올림픽에서는 우리나라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얼음 위에서 힘차게 스틱을 휘두를 수 있을까. 다음은 평창 올림픽을 꿈꾸는 한국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의 소치 대표팀 응원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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