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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오바마가 MB의 로비에 넘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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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오바마가 MB의 로비에 넘어갈까?

"한미FTA 비준 위한 로비스트 고용은 혈세 낭비"

현재 우리 건설업이 부실로 휘청휘청하는 원인 중 하나가 많은 문제를 '로비'로 해결해온 못된 습성이다.

관료-정치인-건설업자 사이에 형성된 '부패'의 라인을 따라 오고 가는 '로비 자금'을 통해 인가가 나서는 안 될 땅에, 지어져서는 안 될 건물들이 지어졌다. 특정 이해집단들의 로비에 기반한 '건설 거품'이 현재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타 업종에서도 로비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건설업에서는 특히 심하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감당하고 있다. 주택 소비자 입장에서 따지면, 높은 분양가의 아파트를 울며 겨자 먹기로 사거나, 내집 마련은 꿈도 못 꾸고 전세를 전전해야 한다. 더 나아가 세금을 내는 국민들 입장에서 따지면, 이명박 정부에서 건설업 부실을 메꾸기 위해 투입하고 있는 돈은 다 국민의 혈세다.

대기업 건설사 '사장님' 출신인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에서 이 못된 옛날 버릇이 도졌다. 기업체에서 로비를 통해 실패한 경험이 많지 않으니, 정말 안 풀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 의회 비준을 위해서도 로비스트를 고용했다고 한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지난해 12월29일 미국의 유명 로비업체인 '파븐 팜퍼 스트래티지스'(PPS, Parven Pomper Strategies)와 6개월간 12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한미 FTA에 관한 전략적 자문과 오바마 정부 및 미 의회에 대한 로비를 의뢰했다고 한다.

측근의 로비 의혹에 통탄하고 있는 오바마에게 로비한다고?

미국은 우리와 달리 로비스트의 활동이 합법화돼 있고, 그래서 로비스트의 '천국' 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치에 있어서도 로비스트들이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로비의 기본은 적당한 시점과 상대다. 때와 상대를 잘 골라야 로비가 먹힌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정말 바보짓을 했다.

오바마 정부가 어떤 정권인가? 전임인 부시 정권이 미국의 거대 석유재벌과 군수재벌의 로비에 의해 이라크 전쟁을 벌이는 등 실정을 해 집권할 수 있었던 세력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로비스트로부터 정치자금을 가장 적게 받았다. 집권 후에도 '역사상 가장 개방적이고 투명한 정권'을 약속하면서 행정부를 구성할 때 로비스트의 역할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다. 이는 그의 뛰어난 '도덕성' 때문만이 아니다. '투명하고 도덕적인 정권'을 기대하는 대중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의 로비 의혹 때문에 집권 후 처음으로 위기를 맞았다. 상무장관 지명자 빌 리처드슨이 정치자금 제공자와 부적절한 거래로 낙마한데 이어, CIA국장 내정자 리언 페네타도 지난해 초부터 정부부처와 연관을 맺고 있는 대형금융사들을 돌아다니며 강연료 명목으로 7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낙마 위기에 처했다. 또 상원인준을 앞두고 있는 윌리엄 린 국방부장관 내정자도 지난해까지 군수업체 로비스트로 활동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처럼 자신이 지명한 인사들의 의혹이 끊이지 않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일 "내가 일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내 자신이 절망스럽다. 내 책임이다"라고 통렬한 자기반성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런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에 로비를 하겠다고? 제 아무리 민주당에 끈이 있는 유능한 로비스트라도 힘들어 보인다.

"또 국민 혈세 낭비한 듯"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프레시안>과 전화통화에서 "이명박 정부가 여전히 오바마 정부의 성격조차 파악 못하고 있다"며 "이게 로비로 풀릴 문제냐. 괜히 국민들의 혈세나 낭비하지 말라"고 평했다.

이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멕시코 대통령과 면담에서 나프타(북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발표했다. 향후 FTA 협정에 대해 어떻게든 손을 보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미 FTA에 대해서도 그는 힐러리 국무장관이 인준과정에서 재협상이라는 표현만 안 썼지 사실상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는 오바마 정부에서 FTA에 대해 재협상 방침을 정했고, 액션 플랜만 나오는 게 남았다는 얘기"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로비라는 게 약발이 먹히려면 통과가 간당간당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미국 분위기에서 로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정말 안이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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