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지도부·의원 압력에도 이인제는 "GO"

이상열·동교동계도 탈당…정동영 지지선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광운대 동영상' 공개를 계기로 반이명박 세력이 결집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17일 이인제 후보의 사퇴 여부를 놓고 심야 논쟁을 벌였다.

민주당은 지난 16일에도 이인제 후보, 박상천 대표, 최인기 원내대표가 3자 회동을 갖고 후보 사퇴 문제를 논의했고, 이날 밤도 이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가 열렸으나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박상천 대표를 비롯한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반이명박 연대' 및 후보단일화 효과를 내기 위해 이 후보의 사퇴 결단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으나, 이 후보는 이를 완강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대표는 당을 살리기 위해 지도부의 희생이 필요하다며 이 후보에게 '동반 사퇴'를 제안하며 결단을 압박했지만, 이 후보는 이제 와서 후보직을 사퇴하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되며 현 상황에서는 끝까지 대선을 완주하는 게 민주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하면서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혔다고 한다.

이상열 탈당…DJ 아들 김홍일-홍업도 정동영 지지

하지만 후보단일화를 촉구하면서 단식투쟁을 벌이던 이상열 의원이 17일 탈당 선언을 하는 등 사실상 당이 와해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 후보가 끝까지 완주를 고집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상열 의원은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독자 완주를 고집하면서 단일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외면했다"고 당 지도부를 비난하면서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고 대선에서 승리해 중도개혁 정권을 세우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조만간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할 예정이며, 이 의원의 탈당으로 민주당의 의석은 6석으로 줄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에 합류한 채일병, 신중식, 김홍업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 윤철상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연청) 중앙회장, 유덕열 사무부총장, 임정엽 완주군수, 장홍호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 차태석 서울 강서갑 지역위원장 등도 탈당했다.

또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이 만들었던 연청도 성명을 발표해 정동영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일찌감치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 입장을 밝혀온 김 전 대통령의 두 아들이 모두 정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셈이다.

연청은 '한나라당-민주당 공조설' 등을 암시하며 "민주당과 보수 수구 세력의 공조설을 접하면서 경악을 금할 길이 없었다"면서 "정 후보를 적극 지지하면서 대선 승리를 위한 역사적 책무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