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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ㆍ사회적 사형은 아직 해결 못했다"

'사형폐지국가 선포식'서 만난 DJㆍ권영길ㆍ문국현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 인권단체연석회의, 한국사형폐지운동협의회 등 21개 종교·인권·시민단체로 구성된 '사형폐지국가 선포식 준비위원회'는 10일 '세계사형폐지의 날'을 맞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사형폐지국가 선포식을 개최했다.

김영삼 정권 말기인 지난 1997년 12월 30일 사형수 23명에 대한 집행을 끝으로 사형을 집행한 적이 없는 한국은 마지막 사형 집행으로부터 10주년이 되는 오는 12월 29일에 '실질적 사형폐지국(Abolitionist in practice)'으로 분류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유인태 국회 행정자치위원장, 김수환 추기경 등이 참석했다. 대선 후보 중에서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참석해 인사말을 했고, 무소속 문국현 후보는 원래 예정에 없었으나 잠시 들러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사형제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사형제도 존치론자들의 '범죄억지력' 주장은 이미 1988년 유엔이 '사형제도의 존치여부가 살인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결론 내려 설득력이 사라졌고, 최근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인혁당 사건'처럼 사법살인과 오판을 되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우리나라가 유엔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이며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인 만큼 62차 유엔 총회에서 논의 중인 '사형제도 폐지 글로벌 모라토리엄 결의안'에 찬성해야 한다"며 법적인 차원에서도 사형제를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문국현, 예정에 없던 DJ와 첫 만남
▲ 이날 행사에 앞서 열린 참석자 간담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는 문국현 후보와 김 전 대통령. ⓒ문국현 후보 홈페이지

이날 선포식에는 김 전 대통령(DJ)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참석했다. 무소속 문국현 후보도 행사가 시작되기 전 참석자 간담회에 잠시 얼굴을 비쳤다. 문 후보는 당초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사형제 폐지 운동을 주도하는 김형태 변호사 등 지인들과의 관계 때문에 인사차 잠시 들렀다고 한다.

문 후보는 이날 낮 12시부터 프레스센터 18층에서 외신기자간담회를 진행하던 중에 같은 건물에서 열린 사형폐지국가 선포식에 참석해 김 전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두 사람은 통상적인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문 후보 측은 밝혔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캠프 내에서는 지금은 김 전 대통령을 만날 타이밍으로 좋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이번 만남이 우연한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 간담회에서 만난 김 전 대통령과 권 후보는 서로 덕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권 후보는 김 전 대통령에게 "사형제 폐지와 남북관계 같이 초당파적 문제에 앞장서 말해주는 게 참 소중하다"며 "앞으로도 초당파적 문제에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그렇게 말해주니 참 고맙다"고 화답했다.

DJ "재임시 사형수 52명 감형하려 했으나…"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무렵 사형 확정자 52명을 전원 무기징역으로 감형하고자 했으나 관계 당국의 완강한 반대로 재임 중 3명만 감형하는 데 그쳤다"며 "아무튼 재임 중 단 한 건의 사형집행도 하지 않아 오늘 영예로운 선포식을 갖게된 데 기여해서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미 세계 131개 국가가 법적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하거나,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음으로써 사형폐지 국가가 됐다. EU는 그 가입조건으로 사형폐지국가라는 자격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이미 지난 2004년 과반수가 넘는 175명의 국회의원이 사형제 폐지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며 이 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권영길 "정치적·법적 사형집행은 사라졌으나…"

권영길 후보는 "이 나라에서 정치적 사형은 사라진 지 오래됐고, 법적 사형집행도 사실상 없어졌다"면서 "그러나 이 나라에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사형제도가 있다. 경제적 살인, 사회적 살인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사회적 양극화와 비정규직의 확산, 고금리와 빈곤은 비정한 사형 집행인이 돼 있다"며 "이제는 그 사형을 없애는 길에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본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후보는 또 국회에 계류 중인 '사형제 폐지 특별법안'을 이번 회기 내에 처리하는 데 민노당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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