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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믿었던 '교회'에 발등 찍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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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믿었던 '교회'에 발등 찍혀?

교회 인맥 통해 부시 면담 추진하다 '불발'

"이명박 후보는 세계 3대 종교가 돕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한다.

대선을 두달여 앞둔 시점에도 지지율 50%가 넘는 '이명박 대세론'은 경쟁상대인 범여권의 지리멸렬이 근본 원인이겠지만, 위기 국면마다 이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지는 엄청난 운도 뒤따라준 것도 한 몫을 해 왔기 때문.

이 후보는 '장로 대통령'을 자처할 만큼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점에서 기독교가 이 후보를 돕는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 인질 피랍 사태'는 한나라당 경선 당시 도곡동 땅 의혹 등 이 후보의 도덕성 검증 과정에 쏠린 관심을 분산시켰다. 결과적으로 이슬람교가 이 후보를 도운 셈.

또 9월 '변양균-신정아 사건'은 현 정부의 도덕성을 실추시켰을 뿐 아니라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흥행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동국대와 일부 승려들이 이 사건에 연루됨에 따라 불교의 명예와 이미지도 덩달아 땅에 떨어졌다. 범여권에선 이번 추석에 일가 친척들이 모였을 때 이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 등을 화제에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별렀건만, 정작 추석상에 오른 이야기 소재는 '신정아 사건'이었다.

이처럼 이 후보에게 불리한 국면마다 대형 사건이 터지고 유권자들의 관심이 이에 쏠리면서 '위기'를 탈출하는 일이 이어지자 "이 후보는 3대 종교가 돕는다"는 우스갯소리가 항간에 떠돌게 됐다.

하지만 이 후보의 운이 한풀 꺾이려는 걸까? 이 후보가 믿었던 '종교'에 뒤통수를 맞는 일이 발생했으니, 바로 이 후보 측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4강 외교'에서다. 이 후보는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러시아, 중국, 일본을 방문하는 '4강 외교'를 펼치겠다는 뜻을 밝혀왔었다.

부시 면담 불발로 이 후보 지지율도 떨어져

그러나 성사 여부를 놓고 혼선을 빚었던 이 후보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면담이 미 백악관 측에서 "면담 계획이 없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4강 외교'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후보는 "친미 사대주의"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력 대선주자로서 면모를 과시하고자 하는 욕심에 공식 외교 라인이 아닌 비공식 라인을 통해 부시 대통령과 면담을 추진했다.

이 면담은 또 시기적으로 2007 남북정상회담 결과로 범여권에 유리한 정치적 여건이 조성되는 것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면담을 추진했던 강영우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위원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이 오자 서둘러 지난달 28일 "이명박 후보가 오는 14일부터 미국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런 '조급증'은 결과적으로 이 후보 측의 외교력의 한계를 보여줬을 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반발도 불러일으켰다. 4일 발표된 CBS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의 지지율도 48.1%로 지난 주에 비해 2.3% 포인트 내려갔다.

강영우 "소망교회 인연으로 면담 추진"

이런 해프닝은 외교 실무에 밝지 않은 강영우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위원 등 사적인 인맥을 통해 면담을 추진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강 위원은 4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 후보와 관계에 대해 "이 후보를 개인적으로 1998년부터 교회를 통해서 알게 됐고, 2002년 교계활동을 통해서 만나고, 여러 번 만나서 친분이 있다"고 밝혔다.

강 위원은 또 자신 이외에 또 중간에서 다리를 놓았던 리처드 손버그 전 법무장관과 관계에 대해서도 "손버그 장관께서 그 분(이명박 후보)을 만난 게 1998년 소망교회에 제가 모시고 갔기 때문"이라면서 "손버그 장관 사모님이 프리스턴 대학의 이사인데,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가 거기 출신이라 소망교회 예배를 보러 가서 인연이 됐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강영우 위원, 손버그 전 장관 등 교회인맥을 통해 부시 대통령과 면담을 추진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는 지난 3일 소망교회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변함없는 신심을 강조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과 관련해 "아내가 30분 기도하고 출근하자고 권유했는데 바쁜 아침에 30분 기도할 시간은 없었지만 승리는 아니더라도 참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장로가 아니었다면 저도 한방 하는 건데..."라고 종교 덕분에 힘겨운 경선 과정을 이겨냈다고 털어놓았다.

이 후보는 "1000만 기독교인이 있는 우리 사회가 분열되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행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마음을 가지며 '장로대통령'으로 어떻게 비칠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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