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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못지 않게 성급했던 <중앙>ㆍ<동아>도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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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못지 않게 성급했던 <중앙>ㆍ<동아>도 '망신살'

이명박-부시 면담, '환영'하다가 뒤늦게 '비난'

"이명박, 부시와 면담 불발 왜'미국을 몰랐다'" (<중앙일보>, 4일)
  "이명박, 부시 면담 불발…성과주의-정치공세가 빚은 해프닝"(<동아일보>, 4일)
  "국민 자존심 건드린 이명박·부시 면담 추진"(<조선일보>, 3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면담 계획을 미 백악관이 공식 부인하면서 두 사람의 면담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자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언론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이 후보 측을 대신해 면담을 추진한 강영우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위원은 아직도 면담 성사 여부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듯 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달 29일 강 위원을 통해 면담 성사 주장이 나올 때부터 미국의 부적절한 선거개입 의혹 등 이 회동을 둘러싼 비판이 일었었다. 이 같은 비판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3일과 4일에 걸쳐 이 후보 측의 성급한 면담 성사 발표와 공식라인은 배제한 채 비공식라인에만 의존한 외교적 아마추어리즘에 대해 맹비난한 조중동은 정작 지난달 말 면담 소식이 알려질 당시에는 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큰 의미를 부여하며 환영하고 나섰었다.
  
  <조선> "지금 유권자들이 美 대통령 만난다고 표 찍어줄 것 같나"
  
  <중앙일보>는 4일 "이명박, 부시와 면담 불발 왜...'미국을 몰랐다'"는 기사를 통해 이번 면담이 불발된 원인에 대해 △한국의 반미 분위기 경계하는 미국 △비공식 라인에 의존 △외교적 수사의 함정 △참모진의 문제 등 4가지를 지적했다.
  
  면담 추진 과정에서 강영우 위원에게만 지나치게 의존했으며, 외교적 수사에 불과한 "부시 대통령의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당신의 (면담) 요청에 모든 고려를 하겠다(Your request will be given every consideration)"는 백악관 의전실의 답변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해 성급한 판단을 내렸다는 것. 이 후보 측은 미국 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 일본 등 '4강 방문 외교'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참모진 중에는 외교 실무를 경험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동아>도 이날 "지난달 말 이 후보 측의 면담 성사 발표로 시작된 이번 부시 대통령 면담 추진 해프닝은 조급한 성과주의와 부풀리기 식 논평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결과"라면서 "이번 해프닝은 미국 고위급과의 만남을 대단한 성과로 여겨 온 한국 정치권의 오랜 관행 속에서 나온 한 사례라는 지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중동 중 가장 비판의 수위가 높았던 것은 <조선>이다. <조선>은 한발 앞서 3일 "국민 자존심 건드린 이명박·부시 면담 추진"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이 신문은 "이 후보 측이 공식 외교라인도 아닌 백악관 장애위원회 위원에게 매달려 확정되지도 않은 부시 대통령 면담을 섣불리 발표한 것이라면 무능과 무지에 앞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 후보가 부시 대통령과 면담을 추진한 의도에 대해서도 "과거 노태우 민정당 후보와 김영삼 민자당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위상을 과시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누가 미국 대통령을 몇 분 만나 사진 찍는다고 표를 찍어줄 20년 전 수준은 넘어섰다"면서 "대선 후보의 그런 모습에 오히려 자존심 상해 할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고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중앙>, 지난달 29일엔 "엉망된 한미 신뢰 회복하는 기회...환영"
  
  그러나 지난달 29일 이 후보 측의 면담 성사 발표 당시 이들 신문의 보도 태도를 보면 "성급하다"는 비판은 이 후보 측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겨레>, <경향신문> 등은 발표 당시부터 외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비판적 태도를 보였지만, 이들 언론은 "한미동맹관계와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었다.
  
  특히 <중앙>은 지난달 29일 "부시 대통령 왜 이명박 후보를 만날까"라는 사설에서 "현 정부 들어 국민은 이 나라의 안보를 지탱해온 한ㆍ미동맹 관계가 소원해진 데 대해 매우 걱정해왔기 때문"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이 관례를 깨면서까지 이 후보를 만나는 것은 다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또 "다른 한편 왜 미국은 이런 일을 했을까를 곰곰 되씹어야 할 것"이라고 현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문제제기하면서 이번 면담에 대해 "미국과의 동맹을 중요시하는 국민은 오히려 안도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앙>은 또 지난 2일 1면에 강영우 위원의 인터뷰를 보도해 "부시·이명박 면담 막으려 한국 정부가 미국에 압박한다"는 강 위원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기도 했다.
  
  <동아>도 지난 29일 "MB는 한미관계 중시' 공화당 원로 편지 주효"라는 기사를 통해 이번 면담 성사 과정에 대해 비중 있게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 면담 성사가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며 면담을 주선한 '공로자'들의 무용담을 시시콜콜 다뤘다.
  
  두 신문에 비하면 <조선>은 비교적 신중했다고도 할 수 있다. <조선>은 지난달 29일 "부시, 이 후보 면담 수락, 왜…"라는 기사에서 "부시가 이 후보의 한미동맹·북인권 중시 정책에 주목했다"며 이번 면담에 기대를 표명했지만, 1일 "이명박, 부시와 면담 '삐걱'"과 2일 "한미 외교라인 분위기" 등 기사를 통해 면담 성사 과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보도해 <중앙>, <동아>와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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