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후보 확정 후 야심차게 내놓았던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 방문 외교'가 차질을 빚고 있다.
이 후보는 당초 추석 전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추석께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4강 외교'를 통해 유력 대선후보로서 입지를 굳히고 국제무대에 얼굴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도였으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부터 3박 5일간 일정으로 방문하기로 했던 러시아 방문은 연기됐다. 이 후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6자회담 등 외교현안과 에너지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현재 총리를 포함한 개각을 진행 중이라 불가피하게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는 것. 방러 일정이 연기된 배경을 놓고 일각에선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민감한 시점에 푸틴 대통령이 이 후보를 만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 측에선 10월 초순 러시아 방문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방문도 마찬가지. 이 후보 측은 10월 중순께 미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지만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이 특정 정당 후보와는 만나지 않는다"는 게 방침이라면서 미국 정부 측이 이 후보와 조지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 면담을 거부한 상태이기 때문.
중국 방문도 10월에 공산당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일정을 잡기 어려운 상태다.
일본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하고 후쿠다 야스오 신임 총리가 취임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라 방문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다 총리도 오는 11월 미국과 중국을 방문하는 등 신임 총리로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4강 정상을 만나 '경제 대통령' 뿐 아니라 '외교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려던 이 후보의 계획이 제대로 실현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 후보가 4강 정상을 만나겠다는 계획 자체가 처음부터 상대국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계획이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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