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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바람', 결선에서도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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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바람', 결선에서도 불까

[분석]'이명박 반사효과'ㆍ'정파투표 반작용'이 주요 원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파란이 일어났다. 심상정 후보가 권영길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결선행 티켓을 거머쥔 것. 경선 레이스를 시작하기 전 많은 이들이 '2강 1중'의 구도로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던 심 후보는 노회찬 후보를 586표 차이로 따돌렸다.

현재로선 1차 투표에서 49.37%를 얻은 권영길 후보가 심 후보에 비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결선까지 오른 '심(상정) 바람'이 당원들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심상정의 경쟁력, 경제에 밝은 여성 후보

심 후보가 노 후보의 제치고 결선투표를 획득하는 데에는 민노당 외부의 대선구도가 일정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후보로 이명박 후보가 확정되는 등 이번 대선에서 '경제'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전체 대선구도에서 보자면 심 후보는 '이명박 반사 효과' 덕을 본 셈이다.

심 후보는 그동안 이명박 후보와 모든 면에서 '정반대'라는 점을 자신의 경쟁력으로 내세워왔다. 그는 구로공단 미싱사 출신으로 노동운동을 기반으로 성장한 여성 후보라는 점에서 현대건설 CEO 출신인 이 후보와는 정확하게 대척점에 서 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재정경제위원으로 활동해온 심 후보는 '세박자 경제론'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서민 경제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다.

경선 과정에서 심 후보 캠프는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7.4.7 정책' 등 주요 정책을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하는 등 의도적으로 이 후보와 전선을 형성하면서 '경제통'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힘썼다.

또 심 후보는 "경제관이 확고하지 않으면 경제관료에게 휘둘린다"면서 "'경제는 전문가의 머리를 빌리면 된다'고 했던 김영삼 정권이 IMF를 불러왔고, 김대중 정권은 신자유주의를, 노무현 정권은 한미 FTA를 통해 재앙을 불러오려 하고 있다"고 '경제'를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다른 후보들을 견제하기도 했다. 특히 이는 '경제에 약한' 권영길 후보를 겨냥한 것이었다.

'변화', '혁신'을 바라는 표심이 '심바람'으로

한편 민노당 내부구도에서 보자면 자주계열이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정파투표의 역효과'가 심 후보에게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권 후보가 1차 선거에서 과반득표에 실패함으로써 그간 민노당 선거를 좌지우지했던 '정파투표'가 이번에는 다소 힘을 잃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자주계열의 결정은 권 후보에겐 큰 힘이 됐지만, 그 반작용으로 민노당 내부의 '정파구도' 등 고질적인 병폐가 권 후보에게 덧씌워졌다. 이런 가운데 특정 정파에 속하지 않는 당원들 사이에서 '변화'와 '혁신'의 요구가 일었고, 그 기대가 심 후보에게 집중된 것. 대선에 세번째 도전하는 권영길 후보로는 이번 대선에서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심바람'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도 '변화'와 '혁신'을 내세웠지만 심 후보에 비해 '노회찬 하면 떠오르는 무엇'을 만드는 메시지 전략에 실패하면서 당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심 후보는 지난 5일 울산에서 2위를 차지해 노회찬 후보를 앞서나가면서, 7일 충북에서 1위를 차지하고, 9일 수도권에서 권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는 등 막판으로 갈수록 상승세를 탔다. 이는 노 후보와 심 후보 사이에서 '심상정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는 점을 보여준다.

1차 투표 결과 심 후보는 권 후보의 절반을 조금 넘는 26.08%를 얻어 가까스로 권 후보의 '독주'를 막았지만 아직 결과를 속단하기엔 이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3위로 탈락한 노회찬 후보가 이날 "노회찬에게 보내준 변화와 혁신의 열망으로 이 당을 바꾸겠다. 이를 위한 여러 움직임, 여러 목소리들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심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민노당 결선투표에 또 하나의 변수로 등장한 노-심 두 후보의 연대가 '정파투표'의 힘이 한풀 꺾인 당내에서 수적 결합을 뛰어넘는 화학적 결합을 낳을 수 있을지가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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