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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 퍼붓던 YSㆍ전두환, 盧대통령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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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 퍼붓던 YSㆍ전두환, 盧대통령 '극찬'

3년만에 찾아온 노대통령과 전직 대통령의 '밀월'

집권 3년차를 맞은 노무현 대통령의 주변에서 읽히는 변화 중 하나가 전직 대통령들과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대통령 탄핵안 통과 당시 "사필귀정"이라는 독설까지 서슴지 않았던 김영삼 전대통령이 최근 생일축하난을 전달하기 위해 찾은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을 대문밖까지 친히 배웅하는가 하면, 전두환 전 대통령도 생일 축하난을 전달받고 노 대통령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노 대통령에 독설 퍼붓던 전두환ㆍYS '덕담'**

공교롭게도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일은 모두 1월 초에 몰려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6일 김대중, 13일 김영삼, 18일 전두환 전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이병완 수석과 정태호 정무기획비서관 등 참모진을 보내 축하인사를 전했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참모진을 만난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중소기업 활성화를 강조한 것과 관련, "내 재임 중에 '유망중소기업'을 발굴해 정부 보증으로 대출까지 해주면서 육성을 했는데 나중에 우리 경제에 큰 힘이 됐다"며 "노 대통령이 정리를 참 잘했다"고 칭찬했다. 또 "지도자는 상황을 정확하게 보는 게 중요한데 노 대통령이 상황을 정확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전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1일 이병완 수석이 새해 인사차 간 자리에선 노 대통령의 자이툰 부대 방문을 "정말 잘한 일"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상도동 자택을 찾은 이병완 수석을 반갑게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지난 14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점심을 함께 먹으며 "YS는 특별한 손님을 제외하곤 좀처럼 자택 바깥 입구까지 나가 배웅하는 적이 없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이날 대문 밖에서 자동차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등 '아주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대통령은 "올해는 경제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도 했다고 한다.

***YS 탄핵 당시 "사필귀정", 지난 11월까지도 盧대통령 비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표하는 자리에서 덕담이 오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난 해까지만 해도 전직 대통령들이 노 대통령에 대해 질타하는 일이 다반사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분명 달라진 풍광이다.

특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 발언을 해왔던 김영삼 전대통령은 탄핵안 가결 당시 "사필귀정"이란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는 얼마 전인 지난해 11월15일 워싱턴 기자간담회에서도 노 대통령의 'LA 발언'에 대해 "말도 안되는 생각"이라고 비난했었다.

전 전대통령도 지난 2003년 12월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가 예방한 자리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받는 말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노태우 전 대통령도 "노무현 정권에 대해 행동은 없고 말만 있는 '나토(노 액션 토크 온리) 정권'이라는 농담이 돌고 있다"고 한 마디 거들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신년 들어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선진한국' 강조하며 盧대통령도 전직 대통령 긍정 평가**

이런 전직 대통령들의 변화에는 지난해말부터 달라진 노 대통령의 '변화'가 결정적 작용을 한 측면이 강하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칠레 동포간담회에서 '농지개혁' '산업화' 등 경제 발전을 성과로 지적하며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치하하는 등 달라진 인식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자유당 시대를 완전히 독재시대, 식민지에서 해방됐지만 암흑시대로 생각했는데 그때에도 토지개혁, 농지분배를 했다"며 "이는 정말 획기적인 정책이고 역사를 바꾼 사건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또 "그 뒤 하나하나 다 얘기하지 않더라도 독재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으면서도 한편으로 산업화 과정을 이뤘다"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군부독재시대에 대해서도 긍정적 측면을 평가했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더 설명하지 않아도 한몫씩 다 잘 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과거사 진상규명 등 정치적 이슈를 제기하면서 과거 정권의 공(功)과 과(過) 중에서 과오에 무게를 두었었다. 그러던 것이 올 들어 경제에 집중하면서 역대정권의 업적을 강조하게 됐고, 이에 대해 전직 대통령들의 화답이 뒤따르고 있는 셈이다.

***민노당 "선진한국, 아류버전 아닌가"**

그러나 노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들간의 화해 무드를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민주노동당 김성희 부대변인은 지난 17일 <내일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선진한국'에 대해 "당시 권력자들의 장밋빛 해설에도 불구하고 선진은 국민동원체제의 선전구호에 불과했다"며 "노 대통령의 '선진'도 아류 버전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물론 대통령도 양극화 문제 해소를 말했으나 재벌 대기업을 부양하면 경제가 산다는 이른바 트리클 다운(trickle down)식 해법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며 "국민이 빈곤에 허덕이고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선진을 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표만의, 부자들만의 선진이라는 후진적 선진이 비로소 노동자, 농민, 서민의 기본적 민생문제 해결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국민 모두의 선진으로 '선진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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