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사안은 국회에서 여야 대화로 풀어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19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청와대는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노 대통령을 정치적 카운터 파트로 끌어들이려는 한나라당의 시도에 짐짓 불쾌하다는 분위기다.
당정분리, 총리가 일상적 국정운영을 담당하는 분권형 국정 운영 등 원칙을 앞세워 정쟁의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는 게 노 대통령과 청와대의 구상이기 때문이다.
***靑 "정치적 사안 국회에서 풀어라"**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은 1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표의 회동 제안에 대해 "필요하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지만 정치적 사안은 국회에서 여야 대화로 잘 풀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같은 입장이 "박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한 직접적 논평이 아니라 청와대의 기본 입장"이라며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별도의 논평이나 코멘트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이전부터 박 대표가 노 대통령에 대한 독대 요청을 거부해왔다. 노 대통령은 다만 3부 요인 및 여야 정당대표 초청회동 등 집단적으로 만나는 자리에서 박근혜 대표와 만났을 뿐이다. '여야 영수회담'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과거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같이하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당정분리를 실현하고 있어 영수회담이라는 표현을 적절치 않다"며 선을 그어왔다.
앞서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정 방향의 일대 전환과 정쟁없는 정치를 위해 언제든지 대통령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고 노무현 대통령과 회동을 제의했다.
***열린우리당은 박 대표 회동에 "대체로 환영"**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날 박 대표 회견 내용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임종석 우리당 대변인은 박 대표가 임채정 의장이 제안한 '선진사회협약 체결'을 수용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으며, 박 대표가 2월 임시국회를 민생국회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도 "적절한 인식"이라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그러나 박 대표가 '무정쟁'을 제안한 것과 관련 "무정쟁도 중요하지만 대안을 가진 선의의 정쟁이 더 중요하다"며 "올해는 한나라당이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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