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외교는 등 뒤에 있는 국민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지난 17-18일 있었던 한.일 정상회담 장소가 '정한론'의 발상지인 규슈(九州) 가고시마(鹿兒島)현으로 결정된 후일담을 밝혔다.
***"고이즈미, 유골 문제 처리하는 것 보니 소신 뚜렷"**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송년 만찬회동에서 헤드테이블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기자들에게 "가고시마가 한일 정상회담 장소로 결정된 것이 논란이 됐을 때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간접적으로 그 얘기를 듣고 우리쪽 입장을 받아들이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 주장에 대해 일리 있다고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정하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우리가 괜히 사소한 것 갖고 그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내가 '고마 그냥 가자. 욕좀 먹으면 되지 그게 중요한 것이냐'고 말했다"고 밝혀, '가고시마'로 한일 정상회담 장소가 결정된 과정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우리도 한발짝 양보하는 게 더 얻는 게 많다"며 "실제 외교는 큰 소리 치는 것 보다 실제 내용이 중요한 것"이라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를 해명했다.
또 고이즈미 총리에 대해 "직접 만나보면 부드럽고 배려할 줄 알더라. 유골 문제를 처리하는 것을 보니 소신이 뚜렷하더라"며 높이 평가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한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납북 일본인에 대한 가짜 유골을 보낸 사건과 관련, "북조선의 대응에 대해서는 많은 일본 국민이 강한 분노심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속에서 저로서는 대화와 압력이라는 방침으로 지금까지 대북 협상을 추진해왔고, 앞으로도 성의있는 대응을 요구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경제보좌관 말고 수석.보좌관 바꿀 생각 없다"**
노 대통령은 내년 초로 예상되는 청와대 개편과 관련해 주영대사로 내정된 조윤제 경제보좌관 외에 수석.보좌관 급의 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교체) 계획이 없다"며 "조 보좌관은 지난 7월에도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그때 내가 붙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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