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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남북 문제, 정략으로 삼지 말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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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남북 문제, 정략으로 삼지 말아달라"

색깔공세 중단 촉구, "남북관계, 축구시합 아니다. 인내해야"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싸울 것은 싸우더라도 정략으로 삼아서는 안될 문제는 정략의 대상으로 삼지 말아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말씀드린다"며, 최근 이철우 의원에 대한 한나라당의 '간첩공세' 등 색깔공세를 중단할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남북관계, 정략의 도구 되면 국민적 분열 겪어야"**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통 운영.상임위원회 합동회의에, 격려사를 통해 "생사가 달려 있고 근본적 미래가 달려 있는 문제가 정략의 장에서 왜곡되고 부풀려지고 국민들이 분열되는 문제는 모두가 절제해야 되지 않냐"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호남이냐 영남이냐를 가지고 갈라쳐서 정치적으로 수지는 맞추는 것처럼, 남북관계가 정략의 도구가 되는 한 통일로 한발 다가가기 이전에 국민적 분열을 겪어야 하는 문제"라며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를 거쳐 선출된 대통령마저도 북한에 대해 관대한 정책을 편다는 이유만으로 친북세력으로 의심해 버리면 이 다리는 건널 수 없다"며 야당과 일부 언론의 색깔공세를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어떻든 의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제 책임이고 변화된 상황을 수용하는 것은 일부 국민들의 책임"이라며 "어떤 국민들에 대해서도 백번, 천번 설득할 용의가 있지만 정략의 도구가 되는한 잘 풀리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변화 적응 못하면 남남갈등 극복 못해"**

노 대통령은 북한을 둘러싼 국민적 인식 차이의 원인으로 우리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지적했다. 그는 "국내적으로도 갈등이 많은데 결국 북한에 대한 관계다"면서 "'너 북한 편 아니냐' '내가 왜 북한 편이냐' 이런 얘기를 하는 거 보면 북한이 기준이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 스스로도 변하고 있고 더 크게 변화한 것은 한국과의 관계 변화로,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의 국방력, 경제력이 북한보다 낮다고 했지만 이제 역전돼서 한국이 월등히 우세하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하지만 옛날에 (전쟁으로) 나쁜 기억을 갖고 있는 국민들이 많아 북한에 대해 믿기 어렵고 경계심을 갖고 있는, 이렇게 범벅이 돼 있는 게 우리 현실"이라며 "누구의 책임이라기보다 역사의 부채를 벗지 못했다. 시간이 충분치 못했다는 게 첫번째 원인"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변화하는 현실에 적응하지 않으면 남남갈등을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北과 관계는 축구시합 아니다. 北이 신뢰할 때까지 인내해야"**

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국력의 차이만큼 오해도 깊어질 수 있다"면서 "우리가 상호주의 카드를 끄집어 낼 형편이 아니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좀더 인내하고 시간을 기다리면서 신뢰하고 함께 문을 열고 개혁해서 뭔가 협력해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확실히 가질 때까지 그렇게 해야할 것"이라며 "'얼마나 양보해야 하나' 때때로 국민들이 자존심 상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공식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힘겨루기에서 그저 한번 이기고 지는 것이라면, 축구시합의 문제라면 우리도 나름대로 맞대응할 만한 일이 있지만 우리 목표는 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안전이 무너질 때, 우리 체제가 위험해질 때, 평화가 깨질 때는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런 경우에 대비할 만한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 되고 난 후 불안해하신 분들도 없지 않은 것 같은데 우리는 국방비를 오히려 증액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한국전쟁 등 과거에 여러분이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일 것"이라면서 "무한히 관대해지는게 편치 않을 지라도 감정적인 기분을 맞출 일도 아니고 자존심을 세울 일도 아니다"며 북한에 대한 포용적 자세를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또 "우리가 현실적으로 더 큰 힘과 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와 공존에 우리가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너무 고립돼 있어 답답하다"며 "예전에는 남북이 외교 경쟁을 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지나치게 고립되지 않도록 두둔해야 하는 상황에 오게됐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결국 언젠가 협력하고 공존의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면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너무 고립되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도 북한이 국제 정세에 너무 어둡거나 아니면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 아닌 독자적 고집을 강조하는 게 아닌가 이런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세상의 가치.원리가 변하는 걸 인정하는 게 관용"**

노 대통령은 또 "우리가 반드시 극복해야할 문제는 관용의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통일정책과 긴밀히 연관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서구사회가 2백년동안 성취한 정치적. 경제적 성과를 우린 불과 40~50년에 압촉해서 하고 있다"며 "제국주의, 냉전, 또 탈냉전, 이같은 경험 사이에 존재하는 사고와 논의 틀의 차이는 엄청나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결국 관용의 문제이며, 관용은 상대의 잘못을 용서한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세상의 가치와 원리가 변화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동시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같은 여백이 관용"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금도 힘을 우위에 내세우려는 한쪽에서의 질서가 있고 힘의 우위를 거부하고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평화와 공존을 하자는 질서가 있다"며 "지금도 이 두개 흐름은 세계질서 속에 충돌하고 있고 이 질서 속에 남북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격려사 앞머리에 참석자들을 보고 "여러분들이 지금 대체로 50,60,70대에 걸쳐 있는 것 같다. 근데 개별적으로 만나 손잡고 인사했던 분들이 많아 눈인사를 여러분들과 해봤다"며 "그러니까 마냥 세대 차이가 있어 제가 386하고만 노는 게 아니고 여러분하고도 친하게 지냈나 보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이재정 평통 수석부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노 대통령의 이라크 자이툰 부대 방문은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인 것이었다"며 "국가 이익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대통령이 몸으로 보여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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