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8일 이라크 자이툰 부대 방문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처음으로 외부에 알려질만큼, '철통 보안' 속에 이뤄졌다. 때문에 방문국인 쿠웨이트와 이라크에 대통령 안전을 위해 거짓 이유를 대고 방문후 '사후양해'를 구하는 등 유례 없는 여러가지 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 이라크에 '사후 통보', 출입국 기록 안 남아**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던 노 대통령의 자이툰 부대 방문은 이라크와 쿠웨이트 당국에 사후 통보됐다. 이 사실이 사전에 알려질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지 가늠할 수 없는 삼엄한 현지상황 때문이었다.따라서 노 대통령과 수행원, 동행 기자단의 방문 사실은 노 대통령이 자이툰 부대 방문을 무사히 마친 이후에 양국에 통보됐다.
아르빌 공항 사정으로 쿠웨이트나 터키 등을 경유해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자, 우리 정부는 쿠웨이트를 거쳐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거리상으로도 터키를 거쳐가는 게 더 가깝고 쿠웨이트로 들어갈 경우 바그다드를 지나쳐야 한다는 점에서 더 위험하다. 그러나 쿠웨이트에 무바라크 미 공군기지가 있고 정부와 친분 관계를 고려할 때 쿠웨이트 쪽에 양해를 구하는게 더 손쉬웠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경유국인 쿠웨이트에는 국제회의 등 다른 이유로 노 대통령 방문 이유를 대고, 청와대는 홍보수석실 직원 등 실무진을 12월초 현지에 파견해 항로조정과 행사협조, 경호준비 등의 세부절차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 방문 사실은 노 대통령이 이라크 방문을 마치고 떠난 지 두시간 뒤인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40분께 이라크측에, 쿠웨이트에는 낮 12시45분께 노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통보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현지시간으로 오전 7시 반부터 2시간 가량 자이툰 부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민간인인 동행 기자들까지도 비자 없이 쿠웨이트와 이라크를 방문, 출입국 기록이 전혀 남지 않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극비 방문과정에 미국과 긴밀한 사전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행정부에 고위외교채널을 가동해 이같은 계획이 사전통보 됐고, 합참본부장이 현재 다국적군 사령부에 다시 통보했다. 노대통령이 아르빌로 이동할 때 미국 전투기 4대가 초계비행을 하면서 경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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