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의 허술한 공공체육시설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1987년 준공된 광주시 공설운동장이 건축물대장조차 없는 '미등기 건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부 체육시설은 허가 기간이 만료된 지 모른 채 운영돼 행정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뒤늦게 불거진 부실행정이 한창 달아오른 경기도민체전 유치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18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40만 광주시민의 생활체육공간인 광주시 공설운동장(총면적 1만2977㎡)이 건축물대장 없는 미등기 건물로 파악됐다. 1987년 5월 준공됐으니 무려 37년 동안 미등기 상태로 방치돼 있던 셈이다.
국제규격의 축구장과 육상장 등을 갖춘 공설운동장이 자리를 잡은 부지 3만여㎡ 가운데 경안동 120의 4번지 등 5필지(총 면적 3354㎡)는 아직도 광주시 소유가 아닌 국토교통부 소유의 국유지인 것도 문제다.
하지만 시는 대형 공공체육시설이 남의 땅에 걸쳐 있는지, 국유지 존재를 알았다면 어떻게 처리할 건지, 행정재산의 기본인 건축물대장을 지금이라도 등재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건축물대장 등재가 가능한 지, 등재를 해야 할 것인지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국유지 매입 여부에 대해선 "공설운동장이 어떤 행정절차를 거쳐 조성된 것인지 정확한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며 "향후 (공설운동장) 정비계획 추진 시 매입 여부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비와 시비 11억3000여만원을 들여 조성한 공설운동장 옆 게이트볼장(2동 면적 834.96㎡)과 배드민턴장(면적 530.62㎡)도 '부실 관리' 논란에 직면했다. 지난해 6월 가설건축물 허가 기간이 만료 됐지만, 시는 이 같은 사실조차 모른 채 최근까지 지난 7개월 간 무허가 시설로 방치·운영해 왔다.
<프레시안>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이를 인지한 시는 부랴부랴 가설건축물 존치(허가)기간 연장신고서를 시 해당부서에 제출했다. 광주시의 공유재산 관리 실태가 얼마나 부실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광주시는 '50년의 기다림, 준비된 광주'라는 슬로건으로 '2026경기도체육대회 유치'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터져 나온 광주시의 공공체육시설 관리 부재는 시민들의 염원인 경기도민체전 유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시 경안동 주민 장모(53)씨는 "시민들의 화합·생활체육공간인 공설운동장이 무려 37년 동안 건축물대장도 없는 시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대규모 행사 유치에 앞서 안방시설부터 제대로 점검해야 하는 것이 우선 아니겠냐"며 광주시의 미흡한 행정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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