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슈끄지 피살, 역사상 최악"…무기 판매는 그대로

사우디 왕세자 옹호…폼페이오 "사우디 정부 인사 비자 취소"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인사들의 미국 비자를 취소하는 조치를 추진했지만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는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23일(이하 현지 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의 카슈끄지 살해 은폐 시도를 두고 "역사상 최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사우디 정부가 "작전을 잘못 세웠고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살해가 "첫날부터 완전한 대실패였다. 누가 그들에게 이런 생각을 주입했는지 모르겠지만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며 "처형이나 은폐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왕세자는 (나에게)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일이 더 낮은 선에서 이뤄졌다고 한다"며 왕세자는 책임이 없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또 그는 미국 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사우디에 대한 무기 수출 중단과 관련해서는 "우리 자신을 아프게 하는 일"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네바다 주에서 열린 중간 선거 지원 유세 이후에도 이같은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는 사우디에 무기를 판매하는 일에 대해 "100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걸려 있는 문제"라며 무기 판매를 취소하는 것은 "우리에게 훨씬 큰 타격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책임이 있는 사우디 인사들에 대한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들의 비자가 취소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번 비자 취소 대상자에 포함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에이에프피>통신은 사우디 정보기관과 왕실, 외무부 및 정부 부처 인사들이 비자 취소 대상자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조치 이후에 추가적인 제재가 이어질 수 있음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카슈끄지 살해에 연루된 인사들에게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 등을 포함한 금융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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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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