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우리가 한 악수 지킬 것이라 믿는다"

북미 협상 난기류 넘어가나…중국 겨냥 "부정적 압력 가할 수도"

북미가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속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면서 여전히 김 위원장을 신뢰하고 있다는 의중을 표시했다.

9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는 김정은이 우리가 맺은 합의를 지킬 것이며,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한 악수를 지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동의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6~7일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7일 미군 유해 송환 및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등을 위해 추후 실무회담을 열 것이라면서, 비핵화 시간표가 진전되는 생산적인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 외무성은 이날 미국 대표단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며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었다"고 말해 미국과 정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한미일 외교장관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북) 제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그들(북한)도 검증이 없는 비핵화는 말이 안된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완전한 비핵화와 연계된 검증이 있을 것이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 이후 가진 첫 고위급 회담에서 설전을 벌이면서 앞으로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회담 당시 폼페이오 장관 편에 전달한 친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떠한 반응을 보이느냐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약속했던 합의 내용을 강조하면서 당장 북미 양측이 현재 진행 중인 협의를 깨버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이유가 중국에 있는 것 아니냐며 또 다시 중국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무역과 관련한 우리의 태도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부정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