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사정 악화 북한, 농업문제만 다룬 회의 시작됐다

김정은 주재 회의...북 "농사 대책, 대단히 중요하고 절박한 초미의 과제"

북한 내 식량 상황이 악화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농업문제를 다룰 전원회의가 시작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회의에 참석해 문제의 심각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27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8기 제7차 전원회가 소집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전원회의는 지난해 12월 말 6차 전원회의 이후 2개월 만이다.

북한이 두 달 만에 다시 전원회의를 개최한 이유는 식량 상황 때문이다. 통신은 지난 5일 정치국은 회의를 통해 "농업의 올바른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당면한 농사에 필요한 해당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절박한 초미의 과제"라며 농업 문제만을 별도로 다룬 전원회의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 역시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실현의 첫해인 2022년도 사업정형을 분석총화하고 당면한 중요과업들과 국가경제발전을 위한 현 단계에서 제기되는 절박한 과업들, 그 해결을 위한 실천적 방도들을 토의결정하게 된다"며 농업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회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함해 김덕훈 내각 총리, 조용원 조직비서 등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 중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석했으며 내각, 성, 중앙기관, 도, 시, 군급지도적기관 일군들, 농업부문과 관계부문 및 단위 일군들이 방청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를 주재했으며 이날 회의에서는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실현의 첫해 사업정형에 대한 보고를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원회의는 계속된다"며 향후 수 일간 이어질 것임을 알렸다.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어 농사 문제를 논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소집됐다고 27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해 사회를 맡았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식량 사정이 좋지 않다는 징후는 남한 정부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전반적으로 여러 신호들이 보이긴 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상황과 관련, 정부 내에서 엇갈리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권 장관은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때처럼 아사자가 속출하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는데,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한 18일 NSC회의에서 상임위원회는 "북한 내 심각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부처와 NSC 간 발표 간극을 "일부 지역 아사자 속출"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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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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