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 연합 훈련 시작되면 전례없는 강력 대응 직면할 것"

"미국과 남조선이야말로 평화와 안정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주범" 비난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시작된다면 한반도의 긴장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자신들의 자위권 행사만을 문제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7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남한)이 올해 중에 20여 차의 각종 합동군사연습들을 계획하고 그 규모와 범위를 역대 최대규모의 야외기동전술훈련수준에서 벌려놓으려 하는 것은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정세가 또다시 엄중한 긴장격화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해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가 정당한 우려와 근거를 가지고 침략전쟁준비로 간주하고 있는 저들의 훈련 구상을 이미 발표한대로 실행에 옮긴다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속적이고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국방부는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를 통해 오는 3월 중순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실기동 훈련인 '프리덤 쉴드'를 연속 11일 동안 진행할 예정이라며 훈련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변인은 자신들은 올해 들어 별다른 군사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비해 미국과 남한은 대규모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자신들만을 걸고 넘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올해 들어와 우리는 자체의 발전계획실현과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모든 힘을 집중하여 왔으며 주권국가로서 응당히 취해야 할 정상적인 국방력 강화일정외에는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행동조치도 자제하고 있다"며 "반면에 미국과 남조선은 연초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안전리익을 엄중히 침해하는 우려스러운 군사적 시위행위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국방장관이 지난 1월 회담을 통해 더 많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공언한 점, 또 한미일 3국이 군사 공조를 강화하기로 한 점을 꼽으며 "현실은 미국과 남조선이야말로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조선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인내와 자제력을 유지하고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무근거하게 걸고 들고있으며 조선반도를 전쟁연습터로, 군사기지로 전변시키려는 미국을 제지시키기는커녕 그 어떤 우려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변인은 16일(현지 시각) 미국 등 6개 이사국의 요청에 따라 안보리가 '비확산과 북한'을 주제로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것은 국제평화와 안전보장의 중대한 책임을 지닌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저들의 불법무도한 대조선 적대시정책 실행기구로 전락시키려는 미국의 책동이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는 극단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리 회의에 대해 "지역정세를 격화시키는 미국과 남조선의 도를 넘는 행동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옳고 그름을 전혀 논하지 않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자위권행사에 대해서만 문제시하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고 침해이며 우리가 반드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적대행위"라고 규정했다.

대변인은 "만일 유엔안전보장리사회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미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다니는 경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대조선 압박도구로 변질되고 있는 유엔안전보장리사회에 대한 항의로 정상적인 군사활동범주 외에 추가적인 행동조치를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고강도의 군사 행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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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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