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파견된 긴급구호대, 열악한 환경 속 부상자도 나와

외교부 "15일 구호 물품 추가 지원 및 향후 구호·재건 사업 준비 위한 구호대 2진 파견 논의"

튀르키예 지진 피해 대응을 위해 파견된 한국 긴급구호대 1진이 조만간 임무를 마치고 2진과 교체될 예정이다. 구호대가 활동하고 있는 현지 여건 상 대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부상자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15일 수요일 박진 외교부 장관 주재로 '민관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를 개최하여 구호 물품 추가 지원과 앞으로의 구호·재건 사업 준비를 위한 구호대 2진 파견에 관한 구체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1진 구호대가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치안이 악화되면서 약탈 등이 발생하고 있는데 구호대 및 교민 피해 여부는 없냐는 질문에 임 대변인은 "치안 상황도 안 좋아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우리 긴급구호대에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답했다.

▲ 13일(현지 시각) 튀르키에 안타키아 지역에 파견된 한국 긴급구호대의 대원이 지진으로 훼손된 건물에 진입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Korea Disaster Relief Team) 제공

구호대는 지진 피해 발생 지역인 튀르키예 안타키아 현지에 도착한 이후 추위와 거주 여건 등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기온이 낮은 상황에서 구호대가 방한용이 아닌 일반 텐트를 사용하고 있어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전기와 수도 등이 끊기면서 씻는 문제도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샤워는 고사하고 머리를 감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또 요리를 할 수가 없어 즉석 발열 식량으로 버티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 때문에 환자와 부상자도 늘어나고 있다. 구호대 일부는 장염에 걸렸고 지진 잔해에 찰과상 등 부상을 입은 경우도 10여 건 이상 나타나고 있으며, 수색에 투입된 구조견 토백이 역시 부상을 입어 발에 붕대를 감고 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10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에서 전날 구조작업 중 부상을 입은 구조견 '토백이'가 발에 붕대를 감고 구조작업 투입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 가능 시간인 이른바 '골든 타임'이 더 지나가기 전에 생존자를 구조하려면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대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호대가 이미 8명의 생존자를 구했고 다른 나라 구호대에 비해 열성적으로 구조 작업에 임하고 있어 현지 주민들에게 환영받고 있다는 것이 구호대에게 적잖은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부상자 역시 심각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수색 및 구조 활동을 진행하는 것 자체에는 많은 영향을 주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 재해가 발생한 지역은 전기나 수도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 시설이 상당 부분 훼손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에 이전 아이티나 네팔에서의 지진 때도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구조 활동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진과 교체할 2진 긴급구호대의 경우 구조보다는 생존자에 대한 지원과 재건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2진은 1진과 달리 주요 임무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구호와 재건, 의료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방한용 텐트 150동과 담요 2200장을 확보해 오는 16일 오후 11시 군용기 편으로 2진 구호대와 함께 보내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대변인은 중앙의료원 72명, 민간 의료인력 300명 등이 준비하고 있으며, 이 중 29명이 일주일 내에 현지로 출발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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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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