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항소심 선고의 위헌적 문제점
2019.11.30 12:24:32
[기고] 사실 행위와 의견표명 행위의 구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사건이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 9월 항소심 재판부는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죄 등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친형 입원 절차 진행과 관련해서 공직선거법(이하 공선법) 허위사실공표죄를 인정하여 도지사직 박탈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우선 항소심 재판부의 선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 공선법 해당 조항은 후보자 스스로 허위 사실 또는 의혹을 근거 없이 단정적으로 발언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그와 달리 방송토론회 등에서 상대 후보자의 의혹 제기에 대해 부인하는 '답변’을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해당 조항은 위헌이다.

둘째, 공선법 해당 조항의 위헌성이다. 공선법 제250조 제1항에 규정된 후보자 등의 ‘행위’는 ‘통상의 선거와 관련된 행위’로 한정하여 판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항소심 재판부처럼 통상의 선거와 무관한 행위의 진실 여부까지 확대 해석·적용하는 한 위헌이다.

헌법 제21조 언론의 자유는 의사표현행위를 보장한다. 공선법 제250조 허위사실공표죄는 허위의 사실행위를 처벌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의사표현(의견표명) 행위에 대해서 처벌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피고인의 발언이 사실 행위인지 의견표명에 해당하는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 2018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KBS 초청 토론회 갈무리.


당시 방송 토론회 내용은 이렇다.

Ⓐ 김영환(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자) :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
Ⓑ 피고인 : 저는 그런 일 없습니다.
Ⓒ 김영환 : 왜 없습니까? 그 보건소장 통해서 하지 않았습니까?
Ⓓ 피고인 : 그런 일 없습니다.
(중략)
Ⓔ 김영환 : 보건소장을 이동시켰죠?
Ⓕ 피고인 : 그렇지 않습니다. 정기인사였습니다.
(중략)
Ⓖ 김영환 : 이재명 시장이 관권을 동원하고, 직권을 남용하지 않으면 이런 진단서가 나올 수 없단 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어떻게 해서 이런 진단서가 나옵니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보건소장 등에 대하여 직권을 남용한 바 없다고 판시했다. 그럼에도 ‘위법하지 않은 친형 강제입원 시도’ 사실을 숨겼기 때문에 피고인의 Ⓑ와 Ⓓ 답변이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김영환의 Ⓐ와 Ⓒ 질문은 단순한 사실 확인의 발언이 아니다. '①직권을 남용하여 ②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 했다'는 의혹 제기다. 피고인의 Ⓑ와 Ⓓ 발언은 김영환의 '발언의 의도(①+②)를 파악'하고, 그 의혹에 대해서 ①이 없다는 인식하에 우선 '부인'하고, 이후 상호 질문과 답변을 통해 사실관계를 '해명'하고 있다. 김영환의 질문 의도는 이후 Ⓖ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방송토론의 전체 맥락을 보았을 때 피고인의 발언은 사실 행위가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판단이 전제된 의견표명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항소심 재판부와 같은 논리라면, 김영환의 Ⓔ 질문(보건소장을 이동시켰죠?)에 대해 피고인의 Ⓕ 답변(①그렇지 않습니다. ②정기인사였습니다)도 범죄 사실이 되어야 한다. 피고인의 답변은 적법한 정기인사 즉 ②에 해당하더라도 보건소장을 이동시킨 것은 사실이고 그것을 우선 부인(①발언)했기 때문에 허위 사실이 된다. 이것이 타당한 법 논리일까?

실상은 피고인이 김영환의 질문 의도('보건소장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었다는 의혹 제기')를 파악하고, 그 의혹에 대해서 부인하고, 사실 관계('적법한 정기 인사 이동')를 해명하는 발언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범죄 사실이 된 피고인의 Ⓑ와 Ⓓ 발언도 마찬가지다. 이는 헌법과 공선법이 보장하는 선거운동의 일부이다.

오히려 공선법을 적용한다면 방송토론 중 친형 입원 절차 시도 과정에서 관권을 동원하고 직권을 남용하였다고 단정적으로 발언한 상대 후보자 김영환의 공선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비방죄가 문제가 될 수 있을 뿐이다.

피고인은 직권을 남용한 바 없음으로, 그의 답변은 허위 사실이 아니라 사실 발언에 해당한다. 그와 같은 사실 발언은 줄곧 상대 후보자의 발언 의도를 파악 후 직권남용이 없었다는 생각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 의견표명 행위에 해당한다. 사실 행위와 의견표명 행위는 구분해야 한다.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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