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필리버스터 신청…유치원법·민식이법 볼모
2019.11.29 15:09:19
패스트트랙 저지 무리수, 민주당 격앙
자유한국당이 29일 본회의 처리가 예정된 모든 안건에 대해 국회법 106조2에 따른 무제한 토론, 이른바 필리버스터를 기습 신청했다. 12월 10일까지인 정기국회가 아무 성과 없이 종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당과 국회에 따르면, 한국당은 이날 본회의 상정 예정이었던 안건 199건에 대해 전부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고 확인했다.

이날 본회의 안건은 이른바 '유치원 3법'과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민식이법' 등 민생·안전 관련 법안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한국당은 소속 의원 108명 전원이 약 4시간씩 무제한 토론을 벌여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토론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2일이 법정 처리시한인 내년도 예산안과, △오는 3일 부의 예정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지난 27일 부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일명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국회법 106조2는 재적의원 1/3 이상의 서명이 있으면 모든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실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필리버스터 종결을 위해서는 재적 1/3 이상의 종결 요구가 있어야 하며, 재적 3/5 이상(현재 재적 295명 대비 177명)의 찬성이 있으면 토론을 종결할 수 있다.

다만 무제한 토론이 계속되는 기간은 정기·임시국회의 회기(會期) 종료까지다. 법106조2의 8항은 "회기가 끝나는 경우에는 무제한토론의 종결이 선포된 것으로 본다. 이 경우 해당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 9항은 이미 필리버스터가 실시된 안건은 재차 무제한 토론을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12월 10일 이후 임시국회가 열린다면 추가 토론 없이 바로 표결이 가능한 셈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필리버스터 실시에 대해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었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유치원 3법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수정안의 내용까지 설명한 후, 필리버스터 가능성을 묻자 이같이 말했었다. 국회 교육위 간사인 김한표 의원도 "우리 당의 지향점을 밝히는 수정안을 낼 것"이라며 "수정안을 내놓고 필리버스터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 표결까지는 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었다. 그러나 불과 3시간도 되지 않아 한국당은 전격 필리버스터 신청을 강행했다.

허를 찔린 민주당은 격분했다. 특히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형제복지원 피해자 구제를 위한 과거사법 등 민생 법안 처리가 지연된 데 반발하며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피해자들과 함께 한국당을 소리높여 비난하기도 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소식이 알려진 후 문희상 국회의장을 긴급 면담하고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회의를 해보겠다"며 "대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차라리 이날 본회의를 열지 않고 다른 야당과 연대해서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킬 '3/5선'을 확보하는 방안,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을 다음달 2일 이후 한 차례 본회의에서 상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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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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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박정연 기자
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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