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은 민주당 2중대 아냐…'6411 정신' 그대로"
2019.07.11 13:52:35
퇴임 회견서 "심상정·노회찬 잇겠다"며 인천서 재선 도전 포부 밝혀
새 당 대표를 뽑는 정의당 7.13 전당대회를 앞두고 퇴임을 앞둔 이정미 대표가 퇴임 간담회를 열어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 2중대라는 말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선거 패배주의를 넘어 내년 총선에서 독자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의석 수(20석 이상)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본인도 인천 연수을에서 국회의원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창당 이후 고된 시간을 보내며 '이번 선거 결과에 정의당의 생존이 달려 있다'는 식의 예단이 많았다. 대선을 성과 있게 치른 이후에도 그런 패배 의식이 계속됐었고, 제가 대표가 되기 전 '다음 당 대표는 지방선거가 무덤이 될 것이다'라는 말이 떠돌았다"고 회고하며 "그러나 도전을 피하지 않았던 우리에게 이제 패배주의는 더 이상 고민이 아니게 됐다. 정의당엔 이제 더 이상 선거 패배주의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 대표는 "저는 '민주당 2중대'라는 말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그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줬던 것이 제 임기 동안 있었던 '정의당 데스노트'다. 무작정 민주당이 하는 일 밀어주고 박수쳐준 기억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대 국회는 국민들이 만들어준 다당제 국회"라며 "정의당은 이제까지 정의당의 길을 왔고, (지난 2년은) '민주당 2중대'라는 프레임을 떨쳐내기 위한 2년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국회 정치개혁특위 문제로 민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정개특위를 제대로 굴려야,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공수처와 선거제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며 "정개특위를 제대로 굴리지 못하면 공수처도 선거제도 개혁도 다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20대 국회는 철저한 빈 손 국회, 촛불개혁에 반하는 국회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집권당 입장에서 이 문제를 현명하게 판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시간이 없다. 빨리 결정하셔야 한다"고 재촉했다.

이 대표는 20대 국회 남은 기간 동안 민주평화당과의 공동 교섭단체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조건에서는 추진하기 어렵지 않을까"라며 "정당 지지율로는 지난 2년 동안 제3당 지위를 차지해 왔다. 제3당 지위에 걸맞게 목소리를 크게 내면서 20대 국회 개혁을 성과 있게 마무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하고 "다음 총선에는 반드시, 공동 교섭단체를 안 만들어도 (되도록) 독자적인 교섭단체로 우리 몫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노회찬, 심상정을 이어가겠다"

곧 1주기를 앞둔 고(故) 노회찬 전 원내대표에 대한 추모도 있었다. 이 대표는 "제 임기 동안, 저의 가장 든든한 선배 정치인이었고 대한민국 사회가 가장 절실히 필요로 했던 정치인, 노회찬 대표님이 우리 곁을 떠났다"면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마주하고 솔직히 많이 힘들고 외로웠다. 당의 기쁨과 승리 앞에서도 그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이 제 마음을 짓눌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저는 물론 정의당의 모든 당원들은 노회찬이 남겨준 '6411의 정신' 그대로를 안고 앞으로의 길을 걸어 갈 것"이라며 "노회찬, 심상정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권영길·강기갑으로 대표되는 진보정치가 있었다. 그 이후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도 노회찬·심상정으로 대표되는 진보정치가 있다"면서 "심상정 곁에 이제 노회찬은 없지만, 그의 뒤에 이정미도 있고 이정미보다 더 훌륭하게 칼을 다듬어 온 저력 있는 당의 인재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당의 계속 성장을 위해 뛰겠다. 반드시 2020년 원내교섭단체가 되어 돌아오겠다"며 "저 역시 당의 총선 승리와 진보정치의 미래를 위해 지역에서 반드시 승리해 돌아오겠다. 그것이 당이 저에게 부여한 소임이자, 성취해야 할 다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정치인이다. 홀연히 사라져갈 수밖에 없었던 진보정당의 비례대표 의원들과 아직까지는 같은 처지일 뿐"이라면서도 "(총선) 당선 가능성은 100%"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을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 선거는 절대 제가 져서는 안 되는 선거"라며 "심상정·노회찬으로 대표돼온 진보정치가 재선 국회의원을 반드시 만들어야 지속 가능성, 확장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4.3 재보선) 창원성산 선거를 이끌며 '이 선거는 절대로 져서도 안 되고 질 수도 없는 선거라는 각오를 가지고 뛰었고 (승리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그와 같은 마음으로 인천 연수을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꼭 승리의 기쁨을 안겨다 드리겠다"고 재강조했다. 민주당과의 단일화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정의당의 이름으로 당선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소회도…"'센 언니' 아니면 국회의원 아니란 현실"

이 대표는 자신이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달성한 업적에 대해 "공동 원내교섭단체 구성으로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고 진보정당 역사상 첫 상임위원장을 배출했던 일, 지방선거에서 10%가까운 득표를 하며 11개 지역에 광역의원을 배출한 일, 그리고 그 후 정당지지율 두 자리 수를 넘겼던 일,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단식농성을 시작으로 패스트트랙을 결국 성사시켰던 일, 각 정당의 모든 당 대표들이 총력을 다 했던 창원성산 재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일" 등을 꼽았다.

50대 초반, 여성, 초선 비례대표 의원으로 원내정당 대표를 맡은 경험에 대해서도 술회했다. 그는 "국회의원이라면 한국 사회의 '유리천장'을 뚫고 나온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 번쩍번쩍한 금배지 안에서도 또 다른 유리천장은 늘 존재했다"며 "여성은 '쎈 언니'가 되지 않으면 여성 국회의원일 뿐 그냥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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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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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