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청문회 '맹탕'...'황교안 방어' 쩔쩔맨 한국당
2019.07.08 17:21:24
윤우진 의혹 '한방' 없고...'양정철 논란'도 흐지부지
관심을 모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위원들은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총공세를 폈다. 그러나 기존의 언론보도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쳐 공세 수위가 예상보다 높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쟁점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윤 후보자의 연루 여부, 과거 검찰의 수사 미진 사건에 대한 언급 등이었다. 여당 위원들은 과거 사건들과 관련, 황교안 현 자유한국당 대표를 직간접적으로 많이 언급해 '황교안 청문회'라는 말까지 나왔다.

윤우진 전 세무서장 사건에 윤석열 "왜 쟁점인지 모르겠다"


윤 후보자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이 "윤우진 사건이 왜 청문회에서 중요 쟁점인지 알겠나"라고 묻자 "외람되지만 저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야당 위원들은 오전에 이어 윤 전 세무서장이 윤 후보자와 막역한 윤대진 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이란 점을 부각하며 윤 후보자가 변호사를 소개하는 등 사건에 개입한 것이 아닌지 캐물었다.

윤 후보자는 김 의원이 "윤 전 서장에게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적 있느냐"고 물은 데 대해 "없다"고 잘라 말하고, 이에 김 의원이 다시 "2017년 한 주간지 보도에 의하면 후보자가 '윤 서장의 동생과 가까운 사이다', '모 변호사를 소개해준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추궁하자 "제가 이렇게 말했다고 기사에 나면 제가 이대로 말한 거라고 봐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제가 기자에게 한 얘기는 '이 변호사를 수임시켜 준 게 아니다'라는 이야기였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자는 한국당 이은재 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객관적 정황으로 보면, 저보다 윤대진 국장이 그 변호사를 훨씬 더 잘 안다. 그 과(科)에서 근무하다가 나간 변호사다"라면서 "제가 소개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도 언론 보도 내용을 인용하며 윤 전 서장과 골프를 같이 한 것이 언제인지, 몇 차례나 같이 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윤 후보자는 이에 대해 "한두 번 정도 된다"며 "(S골프장이라고 하는데) 오래 전이라 아닐 수도 있다. 인천공항 가는 길에 있는 골프장이라 가본 기억은 나는데, 누가 예약해 간 것인지는 정확치 않다"고 말했다.

여당은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최교일 의원"이라며 "당연히 지검장이 아는 사건으로 봐야 하고, 법무장관이 보고를 받게 돼 있다. 최교일 지검장과 황교안 (당시) 장관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반격했다.

이에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오늘 청문회와 특별히 관련도 없어 보이는데 자꾸 야당 대표를 거론하고 있다. 개개의 사건을 다 장관에게 보고하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여 위원장은 적폐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됐다는 야당의 지적에 여당 청문위원들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사건'이라며 맞서자 "왜 과거 정권 얘기를 꺼내느냐 그런데!"라며 한 차례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장모 의혹은 언급 無…야당, '황교안 방어'에 급급?

여당은 이날 청문회 주요 대목마다 '황교안' 카드를 요긴하게 써먹었다. 박주민 의원은 검찰이 과거 스스로에게 엄격하지 못했다면서, 그 대표적 사례로 '삼성 X파일' 사건을 들었다. 이 사건에서 이른바 '떡값'을 받았다는 검사 중 하나로 황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린 끝에, 결국 '황 대표가 상품권 등을 받았다'는 보도는 결국 대법원 판결을 거쳐 정정됐지만 최근 일부 친여 성향 언론인 등이 이 의혹을 다시 제기한 것도 여당 의원들에 의해 청문회장에서 언급됐다.

또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에서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윤 후보자에게 황교안 당시 법무장관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평화당 박지원 의원 등에 의해 청문회에 끌려나왔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2014년 세월호 사건에 대한 해경 등 수사에서 역시 황 장관 등 박근혜 정부 핵심부에 의해 '수사 축소' 외압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며 윤 후보자에게 사건 재수사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여당의 '황교안 소환' 카드를 방어하는 데 주어진 질의 시간의 상당수를 소비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황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점식 의원은 "(삼성 X파일 사건은) 이미 2차례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사건"이라며 "이런 사실을 언론에 공표한 고(故) 노회찬 의원은 명예훼손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거나 "(황 대표가) 상품권을 받았다는 부분은 법원 판결에 의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바로잡는다고 (해당 신문이) 정정 보도를 했다"고 조목조목 해명했다.

정 의원은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서도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외압 행사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질의 시간은 이처럼 윤 후보자를 공격하기보다 황 대표를 방어하는 데 대부분 소모됐다.

윤 후보자는 삼성 X파일 사건에 대해 "다른 사람 송사에 맞다 틀리다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며 "대법원 판결은 존중돼야 한다"고만 했다. 그는 당시 '떡값 검사' 실명 리스트에 특정 인사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제 기억에는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문제점 등을 적어 놓은 진술서 1부, 그리고 (검찰 내부) 감찰 사안 관련 진술서 1부를 김용철 변호사가 가지고 왔는데, 어느 것을 먼저 (수사)해야 하느냐 하니 '일단 삼성에 관한 것을 먼저 해줬으면 좋겠다. 이것(검찰 관련)은 일단 가지고 있겠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며 "(떡값 관련 진술서는) 본인이 제출했다가 다시 가져가는 바람에 저희도 검토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윤 후보자는 2013년도 국정원 댓글 사건 외압 의혹에 대해서는 "그때 다 말씀드렸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다시 말씀드리기 어렵다. 양해 바란다"고만 했다. 세월호 사건 축소 수사 의혹에 대해선 "취임을 하면, 제가 과거에 관여를 안 한 사건이지만 검토를 한 번 해보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여당의 '황교안 역공'을 감안해도, 야당 청문위원들의 공세가 예상만큼 강하고 날카롭지는 않았다는 평이 많다. 윤 후보자의 장모가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예상됐으나 오후 4시경 청문위원들의 주(主)질의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아무도 이 사건으로 공세를 제기하지 않았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이 의혹을 언급한 한국당 장제원 의원마저 "제가 장모 사건에 윤 후보자가 배후에 있다는 고리를 못 풀었다"며 "그래서 장모 얘기는 안 하려고 한다"고 했다. 오히려 여당 측에서 박주민 위원이 나서서 윤 후보자 장모를 고소한 이가 박근혜 정부 말기 당시 특검팀에 있던 윤 후보자 흠집내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선제 역공'을 하기도 했다.

오신환 의원은, 후보자의 병역 면제 사유인 부동시(양쪽 눈 시력이 다름) 증상과 관련해 병원 소견서 등 보완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도 "후보자가 서면 답변으로 '7대 배제 원칙' 중 해당되는 것이 없다고 답변했고, 본 의원이 사전 준비 과정에서도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 의원은 다만 "현재도 운전면허 취득을 못 하고 있고, 계단을 오르기 힘들 정도로 생활이 불편하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지금이라도 굴절도 검사를 받아서 제출하라"고 재삼 촉구했다. 오 의원은 "제가 국회 안경원에 다 얘기해놨다. 오늘이라도 가시라"고 권했고, 윤 후보자는 이에 대해 "검사를 하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프레시안(최형락)


'코드 인사' 지적에 與 "윤석열은 보수, 文과 멀다"

한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의 만남과 관련, 검찰총장 후보자로서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다시 나왔다. 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양 원장을 몇 차례 만났느냐", "(양 원장이) 몇 차례 출마를 권유했느냐" 등 세부적 내용을 캐물었고, 윤 후보자는 "몇 차례 전화를 받은 적 있다"며 "저는 연락을 받고 가게 된 것이고, 그 자리가 무슨 중요한 얘기를 논할 자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모임 취지에 대해 "양 원장이 야인으로 외국을 돌아다니다가 잠깐 왔다고 해서, 아마 제 일행들은 객지 생활을 하는데 격려한다는 차원이 아니었나 한다"면서, 만남 시기에 대해서는 "4월에 만나면 어떻고 3월에 만나면 어떠냐는 생각이지만, 달 수를 묻길래 '4월은 아닌 것 같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저는 추울 때, 1~2월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이와 관련, "1~2월이면 총장 하마평이 나오기 전이라는 취지인 것 같은데, 지금 7월초 시점에서 1~2월과 4월을 구분 못 한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면서 "'해외에서 떠도는 양 원장 위로차 술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났다'고 했는데, 올해 1~2월이면 양 원장은 이미 귀국해 있던 상태"라고 추궁했다. 윤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제 기억에는 다시 나간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과의 질의응답에서 윤 후보자는 "(양 원장과의 만남) 자리 자체가, 그 분이나 저나 다 술을 좋아해서 지인들과 만나 술 한 잔 마시고 헤어지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김종민 의원은 "중앙지검장이 여당이든 야당이든 만나서 밥을 먹은 게 청문회감이냐"며 "야당 의원도 만났다. 제가 누군지도 안다"고 양 원장과의 만남은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고 윤 후보자를 거들었다.

'코드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은재 의원은 "한 월간지 보도를 보면 '문 대통령이 좌천성 인사를 당한 윤 후보자에게 정치 입문을 권유했다'는 기사가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고, 윤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제가 직접 (문 대통령에게) 정치 입문을 제의받은 적이 없고, 아마 2015년말 총선을 앞두고 양정철 씨가 (출마 권유를) 말한 그것이 아닌가 한다"고 답변했다. 윤 후보자는 문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코드 인사'라고 하는데, 정치적 성향을 살펴보고 평가한다면 윤 후보자는 보수 쪽에 가깝다. 문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과는 오히려 먼 부분이 많다"고 주장하면서 "후보자 성향이 대통령, 민주당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자는 "그렇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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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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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박정연 기자
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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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